[국제]미중무역협상 앞두고 미국 화웨이 부회장 기소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

미중무역협상을 앞두고 미국이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을 공식 기소했다.

28일 CNBC에 따르면 매슈 휘터커 법무장관 대행은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윌버 로스 상무장관,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화웨이에 대한 기소 사실을 밝혔다.

미 법무부는 미국 두 개 주에서 각각 다른 혐의를 적용해 화웨이를 기소했다.

뉴욕주 브루클린에서는 화웨이와 2개 관계 기업과 멍완저우 부회장을 사기와 대이란 제재 위반 등 13개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위장 기업을 이용해 이란에 화웨이 제품을 수출한 혐의다. 미국은 멍 부회장이 이란과의 거래를 의도적으로 감춘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매슈 휘터커 법무장관 대행은 “캐나다에 있는 멍 부회장의 송환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미 법무부는 공식 송환 요청서와 필요한 서류를 모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주에서는 화웨이가 미 이동통신사 티모바일의 기밀을 훔친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T모바일은 지난 2014년 화웨이를 고소했다. 태피 로봇 기술을 화웨이가 탈취했다고 주장했다.

미 정부는 “화웨이 고위 임원들은 미국 법을 지키려고 하지 않았다”며 “화웨이는 기업의 귀중한 영업비밀을 훔치려고 노력했다”고 비판했다.

화웨이 측은 “2017년 T모바일과의 분쟁을 해결했으며, 태피 기술은 기밀이 아닌 유튜브에서도 찾을 수 있는 흔한 기술”이라고 주장해왔다.

화웨이 기소로 미중무역협상 타결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에즈와 프라사드 코넬대 무역정책 교수는 “이번 일로 무역협상에 앞서 양국간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며 “무역협상이 잘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죄판결을 받으면 멍 부회장은 감옥에 갈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30일부터 이틀간 워싱턴DC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단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중국 정부는 “증거도 없이 국가 권력을 이용해 특정 기업을 공격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으며 비도덕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