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이번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경제라인의 일자리 동향 보고를 받고 공개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생산가능 인구감소와 제조업 부진 심화 등 고용부진의 구조적 문제를 넘어서는 일자리 대책을 주문했다.

30일 복수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28일 수보회의에서 고용 및 일자리 관련 동향 보고가 있었다. 일자리수석실에서 계속되는 고용 부진의 원인으로 저출산·노령화, 노동인구 감소 등 인구절벽에 따른 구조적인 요인에 대해 설명하자 문 대통령이 “구조적 원인이 있지만 그것이 우리나라만 겪고 있는 문제는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질문하면서 회의 분위기는 싸늘해졌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노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글로벌 문제이고,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대응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도 모든 나라가 겪고 있는 공통된 고민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우리와 같이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를 보이지 있는데다 장기 저성장 늪에 빠져 있는데도 고용률이 70%를 웃도는 것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경제팀에 요구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일본 고용률은 2009년 70.0%를 기록한 뒤 2012년 70.6%, 2013년 71.7%, 2014년 72.7%, 2015년 73.3%, 2016년 74.3%로 오름세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와 동일한 고민에 있던 일본은 어떻게 극복했는지 살펴보고 우리도 무엇을 해야 한자릿 수 일자리라도 더 창출할지를 고민하라는 요구였다”며 “구조적인 문제라는 이유를 들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지 말자는 경고의 메시지였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일자리 창출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웠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추가경정예산까지 쏟아부으며 공을 들였지만 사실상 낙제점 수준의 고용 성적표를 받았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취업자는 1년 전보다 9만7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IMF) 직격탄을 맞은 2009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문 대통령도 10일 청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지난해 고용지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가장 아쉽고 아팠다”며 “보완할 점은 충분히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목희 일자리부위원회 부위원장은 “정부가 그간 공공 부문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섰지만 민간부분 일자리 육성에는 상대적으로 고민이 부족했다”며 “실질적으로 국민의 손에 잡히는, 민간 일자리 창출을 견인해 나갈 '창조적 고민'이 절실히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신임 부의장, 이정동 경제과학특별보좌관과 오찬 간담회를 했다. 이 부의장과 이 특보는 실패를 뒷받침하는 문화, 창업 안전망 강화 등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법 근거가 없으면 과감한 행정을 할 수 없다”면서 금지되지 않으면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도록 폭넓게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