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4차 관세부과 임박…삼성-LG TV 수혜 기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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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갈수록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이 조만간 발표할 4차 관세 부과 리스트에 TV 완제품 포함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가 부과되면 북미 TV 시장에서 중국 업체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예고한 3250억달러 규모 4차 관세 부과 리스트에 TV 포함 가능성이 높다.

TV가 포함되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영향력을 키워가던 중국 업체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판매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 내 생산 비중이 높은 TCL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의 4차 관세부과 시 제품 가격이 약 18.6%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일본 소니, 중국 하이센스는 해외 생산시설을 통해 수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관세 영향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나 중국 생산 의존도가 높은 TCL, 동방(Tongfang)은 관세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 TV 제조사는 그동안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오다 지난해부터 북미와 유럽 등으로 적극 진출하고 있다. 특히 세계 TV 시장 5위권 안에 드는 TCL과 하이센스 등이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성과도 나오고 있다. TCL은 지난해 북미에서 556만대를 판매했고, 올해 1분기에는 수량 기준 점유율 26.2%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 1위에 올랐다. 1분기 수량 점유율에서는 삼성전자(21.8%), LG전자(12.3%) 보다도 많았다.

다만 중국 업체가 공략하는 시장과 삼성전자나 LG전자가 공략하는 시장은 차이가 있다. 중국 업체는 중저가 시장을 노리는 반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이 주 타깃이다. 수량 기준으로는 TCL이 많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크게 못 미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IHS마킷에 따르면 1분기 TCL TV 평균가격은 336달러로 삼성전자 755달러에 비해 절반 이하였다. 다른 중국업체인 하이센스는 434달러, 스카이워스는 408달러, 콘카 338달러로 모두 국내 기업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번에 관세 부과 땐 중국산 TV는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다. 중국산 TV의 미국 판매 가격 상승은 국내 업체 수혜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보급형 모델과 중국산 제품 가격 차이가 줄어들기 때문에 브랜드 파워에서 앞서는 한국산 TV 구매가 늘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북미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TV 판매 차질이 발생하면 국내 기업 50인치 이하 저해상도 TV 제품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