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게임 결제한도 풀리니...고삐 풀린 대리결제업

PC게임 대리결제가 성행이다. 모바일깡, 폰테크 등 방법을 활용해 정식 구입경로보다 저렴하게 게임 재화를 제공한다. 게임사는 물론이고 이용자 피해도 늘어나고 있어 주의를 요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PC온라인게임 결제 한도폐지와 물려 PC대리결제 업체가 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정가보다 싸게 게임 내 재화를 충전해준다. 라이엇게임즈 '리그 오브 레전드(LOL)'에서 정식 구입경로로 6275RP를 구입하려면 4만9900원이 든다. 반면 대리결제 업자를 통하면 3만원에 6275RP를 얻을 수 있다. 20%가량 저렴하다. LOL뿐만 아니라 휴대폰 충전이 가능한 모든 PC게임은 대리결제가 가능하다.

이처럼 싼 가격에 공급이 가능한 이유는 현금이 급한 사람을 대상으로 모바일 깡, 대포폰, 폰테크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결제 가능한 휴대폰 정보를 획득하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들은 휴대폰 결제 방식으로 게임 내 재화를 충전한다. 업자가 제공하는 폰 정보를 받아 구매자가 직접 결제창에 입력하는 방식과 게임 계정 정보를 업자에게 넘겨 업자가 충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계좌 입금이 부담스러운 사람을 위해 아이템 거래 사이트 판매자로 입점해 안전결제를 지원하기도 한다. 홍보는 인터넷방송플랫폼을 활용한다. 인플루언서 방송에 배너 광고와 BJ를 통한 영업 멘트가 주요 바이럴 통로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은 통신 과금 서비스를 이용해 자금을 융통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업자뿐 아니라 이용자도 처벌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업체는 통신 과금 서비스를 바로 이용하지 않는 방식이라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한다. 구매 요청이 들어오면 결제한도를 현금으로 구입하고 이를 다시 중계하는 형태라 직접 통신 과금 서비스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대리결제가 예약제로만 운용되는 이유다. 결제한도가 풀리는 매월 1일이 대목인 이유기도 하다. 폰테크를 통한 대포폰을 활용하는 경우 이런 복잡한 단계 없이 바로 진행된다.

대리결제 업체 관계자는 “먼저 휴대폰 결제 한도를 구입하고 소액결제를 중계 하는 것은 자유의사로 불법이 아니다”며 “2년간 매일 3~4건 이상 하고 있는데 계정 정지가 1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영업이 계속될 경우 게임사 피해가 예상된다. 단기적으로 게임사가 인지하는 매출은 같지만 정상 이용자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며 게임을 떠나면 결과적으로 게임 수명에 영향을 미친다.

업체가 늘어나면서 이용자 피해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카카오톡 채팅이나 텔레그램으로 비대면 영업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돈을 받아 잠적하는 경우가 생긴다. 입금 계좌 정보가 있더라도 소액이라 경찰서까지 가기 귀찮아한다는 점도 피해 확산에 한몫한다.

현재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에는 PC게임 대리결제를 처벌할 근거가 현재까지는 없다. 다만 대리결제 업체가 대리육성을 패키지 상품으로 함께 취급하는 경우가 많아 최근 개정된 게임법 32조 11항(대리게임처벌)으로 영업을 막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정도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