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7주년:기술독립선언I]세계 최고 5G, B2B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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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모델들이 5G 다기능 협업로봇 앞에서 5G모바일라우터를 들어 보이고 있다.
<SKT모델들이 5G 다기능 협업로봇 앞에서 5G모바일라우터를 들어 보이고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을 상용화한 지 5개월이 지났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함으로써 다시 한 번 통신 강국임을 세계에 과시했다.

그러나 '세계 최초'보다 중요한 것은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이다.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상용화 순서에서는 뒤졌지만 세계 최고 5G 국가가 되기 위해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5G 정책은 개인용(B2C) 서비스 못지않게 기업용(B2B) 서비스에 집중해야 한다. 5G는 B2B 분야에 활용할 때 가치가 배가되는 기술이다.

◇왜 B2B인가

롱텀에벌루션(LTE)이 최초 표준화될 당시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최저 100Mbps' 속도를 보장해야 한다고 정의했다. 5G 성능 비전은 20Gbps다. 속도만 놓고 보면 LTE보다 200배가 빠른 통신 기술이다.

5G는 초고속은 물론 초저지연, 초연결 등 LTE보다 뛰어난 8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 10ms(0.01초)인 LTE 지연시간은 5G에서 1ms(0.001초)로 단축됐다. 단말에서 보낸 신호가 통신망을 타고 서버를 돌아 다시 단말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0.001초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단위면적(1㎢) 당 최대 기기 연결 수는 LTE보다 10배 많은 100만개에 이른다. 에너지 효율성은 100배, 주파수 효율성은 3배 높다. 고속 이동성은 시속 500㎞로 350㎞인 LTE보다 빠른 이동체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처럼 5G가 갖춘 다양한 특성은 B2B나 공공(B2G)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스마트팩토리에서는 유선을 대체해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전달, 불량률을 낮추고 검사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유선의 무선 대체로 새로운 설비 구축 기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된다.

자율주행차에서는 광범위한 지역 교통 정보를 실시간 파악하고 돌발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대규모 센서를 포설, 각종 정보를 수집해 도시를 스마트하게 하는 사물인터넷(IoT) 용으로도 5G가 주목받는다.

모두 LTE로는 불가능했거나 한계가 있던 서비스다.

SKT모델들이 5G 스마트 유연생산 설비를 통해 소형IoT 기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SKT모델들이 5G 스마트 유연생산 설비를 통해 소형IoT 기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큰 기대감, 더딘 확산

영국 시장조사기관 IHS는 5G의 글로벌 경제 효과를 2035년 12조3000억달러(약 1경5000조원)로 예상했다. 2035년 예상되는 전체 국내총생산(GDP) 4.6% 수준이다. 2016년 미국 전체 소비 지출과 유사하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3조3640억달러로 가장 높은 경제 효과를 거둘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 분야가 1조4210억달러, 도소매업이 1조2950억달러, 공공서비스가 1조66억달러, 건설 분야가 742억달러 경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뿐만 아니다. 2035년 5G가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3조5000억달러(약 3921조원)로, 2016년 전체 이동통신 부가가치 생산을 합한 것보다 크다. 일자리 창출 효과는 2200만개로 전망된다.

그러나 5G는 아직 일부 개인 이동통신 서비스에만 제공 중이다. 이동통신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입자 확보, 기지국 구축에 관심이 집중된 상태다. B2B 분야에서는 이렇다 할 활용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해 SK텔레콤이 안산 반월공단 명화공업에 '5G 머신비전'을 공급한 이래 후속 적용 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다.

국내 1호 5G 산업용 솔루션 5G-AI 머신비전이 자동차 부품의 품질를 자동 검사하고 있다
<국내 1호 5G 산업용 솔루션 5G-AI 머신비전이 자동차 부품의 품질를 자동 검사하고 있다>

◇확산 더딘 이유는

B2B 분야에서 5G 확산이 더딘 이유는 초기 상용화가 일반 이용자 중심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국민적 관심과 기대가 큰 탓에 정부와 이통사 모두 스마트폰과 개인용 서비스·콘텐츠 보급에 집중했다.

이통사는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으며 개인 가입자 모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LTE보다 10일 빨리 100만 가입자를 모집한 결과로 이어졌지만 B2B 분야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보기 어려운 이유가 됐다.

B2B 분야 기술 개발이나 표준화가 느린 것도 5G의 B2B 확산이 더딘 이유 중 하나다. 대표적인 예로 5G 차량사물통신(5G-V2X)은 내년 초에나 표준화가 완료된다. 제조업 관련 5G 표준은 5G-ACIA가 표준화를 논의하고 있다.

기업이 아직 5G의 적극적인 도입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 기존 직원들 사이에서 인력 감원 우려로 거부감이 있다는 점도 5G 확산을 더디게 만든다.

통신사 관계자는 “기업 경영진이 5G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더라도 기존 직원들의 거부감이 커 섣불리 결정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기술적 측면에서는 인빌딩에서 5G 기술이 아직 완벽하지 않고 제조 공장은 5G를 도입하려면 기존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편해야 하는 이슈가 있다”고 말했다.

6축 로봇팔, 3D 센싱 기능이 탑재된 5G 다기능 협업 로봇의 모습. 이 로봇은 내부 공간에 스스로 제품을 적재하고 자율주행으로 이동한다.
<6축 로봇팔, 3D 센싱 기능이 탑재된 5G 다기능 협업 로봇의 모습. 이 로봇은 내부 공간에 스스로 제품을 적재하고 자율주행으로 이동한다.>

◇테스트베드 비롯한 정책 지원 절실

B2B 분야 5G 확산을 위해서는 우선 5G 활용사례를 적극 발굴, 기업이 5G 도입 의지를 갖도록 해야 한다. 5G로 인한 정성적·정량적 효과가 확인돼야만 기업 투자도 이뤄질 수 있다. 정부가 '5G플러스(5G+) 전략'에 기대를 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산업 분야별 장비와 서비스 개발을 위한 5G 오픈 테스트베드도 필요하다. 통신사와 달리 대학과 중소기업은 자체 테스트베드가 없어 5G 장비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B2B를 위한 5G 장비를 테스트할 공간이 마땅치 않다”면서 “테스트베드뿐만 아니라 이들이 테스트에 필요한 비용 감면 혜택도 정책적으로 지원해달라는 요구가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B2B 분야 전용 요금제도 개발해야 한다. KT가 올해 4월 기업전용 5G 요금제를 출시한 바 있다. 다른 통신사는 아직 일반 가입이 가능한 요금제는 없다.

동시에 정부는 스마트공장, 스마트팜 등 5G B2B 서비스 급증에 대비, 요금제 신고·인가 제도 등 규제 체계 전반을 미리 점검할 필요가 있다. 산업·기업용 요금제 출시에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주파수 분야에서는 5G를 B2B 분야에 활용하기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아직 5.9㎓ 대역 7개 채널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기존 기술인 웨이브(DSRC)뿐만 아니라 5G-V2X로 할당 요구가 있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여러 이슈로 B2B 분야 5G 확산은 더디지만 최근 각 이통사와 기업, 공공기관과 서비스 개발 업무협약(MOU)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 신호다. 통신업계는 내년부터 B2B 분야에서도 5G 도입 사례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표〉B2B 분야 5G 도입 경제적 효과 전망

자료:IHS

[창간 37주년:기술독립선언I]세계 최고 5G, B2B에 달렸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