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SW전문직 주 52시간 근로제도 특례업종 지정해야

[ET단상]SW전문직 주 52시간 근로제도 특례업종 지정해야

2020년 1월 1일부로 50~300인 이하 중소기업도 주52시간제를 시행한다. 현재 소프트웨어(SW)·정보통신기술(ICT) 중소기업은 혁신형 창의 인재는 고사하고 기본 업무 유지·개선을 위한 신입 인력 채용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 SW·ICT 전문직은 개인 능력에 따라 생산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근무시간보다 자율·창의 결과로 평가 받는 직업이다. 연구개발(R&D) 공정별 연속성과 창의성으로 집중(집중 기간 평균 7.5개월)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직업이다. 현장 파견이나 신기술 창업·R&D, 불특정 요구 반영, 장애·기술 지원, 고기술·품질·성능 해결, 시스템 오픈 등 근무시간을 제한해서 일하기가 어렵다. 국내 SW 원천·핵심 기술은 대부분 외산 의존형이다. 평균 2년 이상의 기술 격차와 함께 인공지능(AI), 드론 등 신기술은 중국보다 뒤처지고 있다.

주52시간 근로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는 300인 이상 대기업·중견기업도 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주52시간 근로제로 혁신 기술을 창출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스카이대(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출신 석·박사 우수 인력들은 해외로 떠난다. 주52시간 근로제를 연기나 유보해도 대기업·중견기업과의 근무 생태계 격차로 인해 300인 이하 기업은 기술 인력 수급이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일본의 대 한국 무역 규제로 이슈가 되고 있는 첨단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디스플레이, 반도체, 자동차, 항공기, 의료, 로봇 등)의 SW(임베디드) 융합률이 10~15%나 돼 지능화 비중이 높아지고, 고품질·고성능의 부가 가치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미국의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와 같이 SW 기술 전문직은 산업 특성에 맞게 주52시간 근로제를 특(례)예외 업종으로 지정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으로 생산성 저하를 지역·광역이 연합한 원격 스마트워크(오피스) 생태계를 조성, 업무 능률을 향상해야 한다.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인수위(국정위원회)는 '4차 산업혁명 확산, ICT르네상스, SW강국 실현' 정책을 어젠다로 채택했다. 2017년 9월 26일 많은 산업계의 열망 속에 1년 임기직인 4차산업혁명위원회(4차위)가 대통령 직속으로 출범했다. 4차위는 사람 중심의 I-KOREA 4.0(지능, 혁신, 포용·통합, 소통) 혁신 성장 정책인 사물인터넷(IoT), AI 등 신기술을 전 산업에 융합하는 스마트(iABC) 시티·교통 등 13개 동력 산업을 중점 사업으로 선정했다. 약 2년 동안 부처에서 제안된 정책안 심의나 해커톤 정책 발굴을 주요 업무로 추진해 왔다.

혁신이라는 불확실한 미래 정책도 중요하지만 현재 산업계에 직면한 생태계(문화) 개선이 더 시급하다. 4차위는 혁신경제 동력을 만들기 위해 자체 범국가 차원의 정책 플랜이나 공직사회를 움직이기 위한 인사·예산과 연계된 정책 목표·협의·평가·조직 시스템을 구축해야 했지만 실기한 것으로 판단된다.

부처 간 기득권·칸막이로 인해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한 규제나 정책 갈등 조정 시스템이나 민관 소통·협력 체계도 필요하다. 주52시간 근로제 도입에 따른 가치 보장이나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한 새로운 생태계도 필요하다.

공기관의 비정규 기술직의 정규직화로 민간 아웃소싱 시장과 중소기업 기술자를 빼내 가는 문제도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대기업의 공공사업(R&D) 참여 비율에 따라 대기업 내부 기술 시장을 중소기업에 개방해야 한다. 균형 발전이나 사회간접자본(SOC) 신사업에 스마트 기술 예산을 반영, 출구 시장을 확대해서 디지털 뉴딜 혁신 성장 판을 만들어야 한다. 신기술이나 경쟁력 있는 100대 제품의 구매와 함께 수출 시장을 체계화해야 한다.

산업계에서 지속 제기해 온 SW·ICT 수석 신설이나 정책 컨트롤타워 설치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정보화 예산심의 평가시스템과 연계해 범부처 SW·ICT정책을 총괄하도록 SW정책연구소를 독립시켜서 확대 운영하는 것도 시급하다. SW산업진흥법전부개정안과 데이터 3법을 여야 정쟁을 떠나 올해 안으로 조속히 통과시켜 혁신 성장, 가치 보장, 공정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

조풍연 한국SW·ICT총연합회 회장(메타빌드 대표) cpy@metabui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