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대전환 시대]석탄발전 줄였더니 미세먼지가 숨죽였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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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17년 10월 에너지 전환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석탄발전 감축을 위한 이행 방안을 잇달아 마련했다. 미세먼지를 줄여 국민건강을 최우선으로 보호하고 점점 거세지는 세계 온실가스 감축 압력에 대한 선제 대응이다. 그리고 2년여 만에 미세먼지를 최대 42%까지 줄이는 긍정 효과를 이끌어 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월 한 달간 미세먼지(PM2.5) 배출량은 지난 1074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55톤)보다 42.1%(781톤) 줄었다. 석탄발전 8~10기 가동을 정지하고 49기 발전출력을 80%로 제한한 결과다.

정부는 석탄발전을 과감히 감축하고 깨끗한 에너지원으로 전환을 지속 추진 중이다.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신규 석탄발전 건설 금지·노후석탄 10기 폐지·석탄 6기의 LNG 전환 내용 등을 담았다. 미세먼지 저감 대책에는 봄철 노후석탄 가동중단, 미세먼지 고농도시 상한제약 대상 확대 등을 포함했다. 또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는 미세먼지·온실가스 문제 해결을 위한 중장기 석탄발전 감축방향을 제시했고 올해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에 따라 석탄발전 감축 시행을 본격화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하반기 발표 예정인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환경성·경제성·전력수급 안정성 등을 종합 고려해 더욱 과감한 석탄발전 감축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6년 기준 중국·미국·인도에 이어 11위로 기록됐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는 5위다. 정부는 '2050년 장기저탄소 발전전략'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7년 기준 7억910만톤에서 2050년까지 최대 75%를 감축할 방침이다. 세계 각국도 기후변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미세먼지·온실가스 감축을 앞다퉈 시행하고 있다.

영국은 석탄발전소 완전 폐지시기를 2025년에서 2024년으로 1년 앞당기는 방안을 확정, 지난 4일 보리스 존슨 총리가 공식 발표했다. 영국은 에너지믹스에서 석탄화력 비중을 1990년 70%에서 지난해 3%까지 대폭 감축했으며 석탄발전소 조기폐쇄를 위한 구체적 실행계획도 조속히 검토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네덜란드 대법원이 정부의 202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0%에서 25%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최근 독일에서는 석탄발전소의 자발적 폐쇄 유도를 위한 법안이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경매방식으로 2026년까지 무연탄화력발전소의 자발적 폐쇄를 유도하는 방안이다. 무연탄화력발전소 폐쇄를 위한 경매제도는 폐쇄할 발전소의 단위용량(㎿)당 최저보상비용을 제시하는 발전사업자가 보상금을 낙찰 받은 형식이다. 첫 경매는 오는 6월 발전용량 4GW에 대해 이뤄진다. 낙찰 받은 사업자는 낙찰일로부터 한 달 이내에 석탄발전 전력 판매를 중단해야 하며 6개월 안에 발전을 전면 중지해야 한다.

한편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50년까지 미국의 에너지믹스 중 재생에너지 비중이 석탄·천연가스·원자력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원전 국가다. EIA는 재생에너지가 에너지믹스에서 38%를 차지하고 천연가스(36%), 석탄(13%), 원자력(12%)이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