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테크핀, 중고차 시장서 '데이터' 경쟁

데이터 활용 '정보 비대칭·불신' 해소
KB캐피탈, 시세조회·정비 등 강화
현대캐피탈, AI 기반 분석 리포트 제공
비바리퍼블리카, 간편인증 시세조회

캐피탈-테크핀, 중고차 시장서 '데이터' 경쟁

중고자동차 시장을 놓고 캐피털사와 테크핀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데이터'가 최근 중고차 시장에서 주목받으면서 이를 활용한 서비스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마이데이터로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 경쟁력이 최우선 과제로 대두하는 만큼 이를 둘러싼 업체간 경쟁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KB캐피탈은 최근 마이데이터 2차 예비인가 신청을 확정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KB캐피탈은 중고차 거래 플랫폼 'KB차차차'에서 제공하는 시세조회를 비롯해 개인화 서비스인 '내 차고'에서 조회 가능한 정비, 보험 등 대고객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KB캐피탈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2차 예비인가 신청을 확정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라면서 “데이터 활용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금융권 최우선 과제인 만큼 마이데이터 확보는 캐피털 업계 역시 피해갈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중고차 시장에서 중고차 거래 플랫폼 등을 제공하는 전통 금융사인 캐피털사와 정보기술(IT)로 무장한 테크핀 업체가 다양한 신기술을 도입하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 이는 중고차 시장이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면서 소위 새로운 먹거리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중고차 거래 건수는 지난해 말 기준 387만4304대로 전년 말(361만4133대)보다 7.2% 증가했다.

그간 중고차 시장은 차량에 대한 정보가 중고차 딜러(판매자)에게 편중돼 있어 소비자 불신이 잇따르는 등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캐피털 업계와 테크핀 업체가 이 시장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정보비대칭을 해소하고 있다.

우선 전통 금융사 약진이 눈에 띈다. KB캐피탈은 KAIST 연구진과 'KB차차차 중고차 시세 고도화' 프로젝트를 통해 딥러닝 기법을 도입, 차량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40여가지 요소(판매시기, 주행거리, 연비, 차종, 사고이력 등)를 반영해 시세를 도출,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내 차고' 등 개인화 서비스에 차량 시세는 물론 정비 등 차량 운용에 필요한 정보도 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 중이다.

현대캐피탈은 서울대와 인공지능(AI) 기반 중고차 시세 정보 등을 알려주는 '체크(CHECK)'를 서비스한다. 체크는 중고차 시세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고객이 조회한 차량 시세를 '세이프, 하이, 로우'로 구분하고 차량 가격에 영향을 주는 변수를 분석한 리포트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테크핀 기업도 데이터를 활용, 중고차 시장에서 경쟁 중이다. 토스 애플리케이션(앱)을 서비스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뱅크샐러드는 카이즈유 중고차 시세 데이터를 연동해 간편한 인증 절차만으로 '자동차 시세 조회'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엔카, 중개서비스 플랫폼 헤이딜러 등도 이 같은 서비스로 경쟁 중이다.

업계는 향후 마이데이터로 다양한 정보가 집약되면서 캐피털과 테크핀 업체 경쟁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데이터 외에 금융, 유통, 통신 정보 등이 결합할 경우 기존 대비 서비스 경쟁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 정보비대칭을 해소하면서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중고차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면서 “최근 캐피털사도 데이터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추가 테크핀 진입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 같은 경쟁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