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초고속 인터넷 첫경험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인터넷 청정지역 소말리아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개시됐다. 사람들은 처음보는 유튜브 동영상에 열광했다. 말로만 듣던 소셜네트워킹 서비스도 직접 해봤다.

소말리아, 초고속 인터넷 첫경험

리반 에갈 소말리아 와이어리스 사장은 13일(현지 시각) BBC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동영상이든, 무슨 사이트든 바로 뜬다”며 “접속 속도에 모두들 깜짝 놀란다”고 말했다.

지금껏 소말리아는 유선전화선이나 위성통신으로만 인터넷 접속이 가능했다. 그나마 있던 3G 이동통신 서비스는 이슬람계 무장단체의 위협으로 올초 중단, 인터넷만이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통로다.

알카에다와 연계된 소말리아 최대 이슬람 세력인 알샤바드는 지난 1월 모든 인터넷 서비스의 중단을 명령했다. 위반시 ‘적과의 내통’으로 간주, 이슬람 율법에 따라 처단할 것이라는 경고도 했다.

알샤바드는 수도 모가디슈에서 지난 2011년 축출됐지만, 여전히 소말리아 중남부 지역을 사실상 점령하고 있는 이슬람 반군 단체다. 이들의 위협으로 전국 단위의 3G 서비스는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광케이블을 통한 인터넷 서비스는 정상 운영 중이다.

모가디슈 주재 모아리무 모하메드 BBC 통신원은 “지난주 개통된 광케이블만이 현재 소말리아와 외부 세계를 잇는 줄”이라며 “시민들이 호텔과 PC방에 몰려 난생 처음으로 유튜브를 통해 동영상을 감상하거나 소셜네트워킹 사이트에 접속해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에갈 사장은 “전화 접속만 경험해 본 소말리아 국민들에게 광케이블을 통한 초고속 인터넷 속도는 문화적 충격 수준”이라며 “인터넷은 20년 소말리아 내전의 상처를 씻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