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보름전까지만 해도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사와의 인수협상을 곧 매듭짓고 주인이 바뀔 것으로 보였던 애플 컴퓨터사가 최고경영자(CEO)의 경질과함께 독자노선으로 급선회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급기야 지난주에는 어떤 업체와도 매각협상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이 회사 주변을 떠도는 숱한소문들을 공식적으로 부인하면서 앞으로 홀로서기에 전념할 방침임을 밝히기까지 해 향후 애플사의 행보가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역전의 명수"인 길버트 아멜리오 신임회장의 출범을 계기로 과연 그동안의불운과 부진을 떨쳐 버리고 재기의 날개를 펼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아무런 약효를 보지 못하고 그대로 침몰해서 다른 업체로 넘어가게 될 것인지 애플의 운명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현재 "애플"이라는 거인의 가치가 과연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한 조사연구업체의 평가가 눈길을 끌고 있다. 페인웨버라는 이 회사는 애플의 가치를 5개의 핵심사업별로 나눠 평가하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곧타결될 것으로 보였던 선사와의 인수협상도 인수가격에 대한 양사의 극심한견해차로 결국 무산됐던 점을 감안할 때 시장전문가의 객관적인 평가는 이회사의 사업 및 자산가치를 추정하는 데 근거를 마련해 줄 것이다.
애플과 선사의 협상에서 가장 큰 쟁점은 애플의 주가에 대한 평가였다. 애플이 주당 33달러 이상은 받아야 하겠다고 주장한 반면, 선사는 25달러 안팎의가격을 제시하며 그 이상은 곤란하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페인웨버사는 결론적으로 지난달 말을 기준으로 할 때 애플의주가는 28달러 정도밖에 되지 않으며 그동안의 적자로 주가의 프리미엄이 거의소멸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하드웨어를 비롯, 운용체계(OS), 소프트웨어, 주변기기, PDA(개인휴대통신단말기)등 각 사업부문에 대한 가치평가가 전문가들마다 다르기는하지만 애플의 브랜드 및 고객기반이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는 데는 의견을같이 한다.
먼저 애플의 핵심사업중 하나인 맥OS를 보자. 페인웨버는 아직까지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고 애플의 수익을 보장해 주는 맥OS의 평균가격(라이선스가격)이 카피당 55달러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 92년 3백75달러까지 올라갔던 시세와 비교하면 거의 바닥권 가격이다.
또한 애플은 55달러를 기준으로 올해 맥OS의 매출규모를 3억2천3백만달러정도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는 맥OS의 유지관리와 마케팅에 소요되는 비용약4억달러를 밑도는 수치다.
결론적으로 맥OS의 단위가격이 마이크로소프트(MS)사 윈도의 단위가격인 49달러보다 높기는 하지만 수익성은 없다는 얘기가 된다. 이에 따라 페인웨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OS부문 가치를 매출기준 6배로 평가한 반면 애플의 OS는 매출액의 2배밖에 되지 않는 6억4천6백만달러로 평가했다.
다음으로 애플의 전체 매출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하드웨어부문.
이 회사의 매킨토시는 지난해 연말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판매부진으로 시장점유율이 전년의 8.3%에서 7.8%로 떨어지는 비운을 당했다.
이에 따라 페인웨버사는 올해 총 1백10억달러의 매출목표를 세워놓고 있는애플의 매킨토시사업의 가치를 매출기준 20%인 22억달러로 평가하고 있다.
우울한 평가는 10억달러의 매출규모를 가지고 있는 프린터 및 스캐너사업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애플의 프린터는 마진율이 낮은 데다 주변기기들도 매킨토시 기종과만 호환된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다른 하드웨어사업과 함께 매출액의 20%인 2억달러의 가치평가밖에받지 못하고 있다.
애플의 PDA인 뉴턴과 오는 3월 일본시장에서의 발표를 앞두고 있는 멀티미디어 게임기 "피핀"은 매출의 50%인 1억5천만달러의 평가를 받았다.
한편 애플의 핵심사업 중 유일하게 호조를 보이고 있는 응용소프트웨어개발자회사인 클라리스사.
이 부문은 올해도 매출이 전년비 50%가 늘어난 2억5천만달러 정도에 이를것으로 전망되지만 대부분이 매킨토시용이라는 한계 때문에 가치평가는 1백%인2억5천만달러밖에 받지 못했다.
결국 페인웨버는 올해 총매출액이 1백27억달러로 예상되는 이 거대기업의가치평가를 총 34억4천만달러, 주당 28달러로 결론내리고 있다.
이 점을 감안할 때 선사와의 협상에서 애플이 제시한 주당 33달러는 과다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아무튼 애플이 앞으로 다시 매각상대를 찾든 현체제를 유지하든지 간에 급전직하로 떨어지고 있는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는 점에서 신임회장의 어깨는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