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레이저프린터 시장은 50만원 미만의 저가형 제품과 60만∼70만원 안팎의 중저가형 업무용 제품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대중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데 일단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올해 레이저프린터시장(네트워크 프린터 제외)은 총 24만4천대의 제품을 판매해 외형상 시장규모가 전년보다 33%나 급신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금액으로는 총 2천4백50억원의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레이저프린터시장이 가파른 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제품 가격이 50만원에서 70만원대에 이르는 중저가형 고성능 제품군이 예상외로 주력제품군을 형성하면서 매출과 판매대수가 동시에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올해 레이저프린터 업계의 정확한 실적을 평가하기에는 다소 이르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레이저업체들이 총 19만1천대의 A4용지 레이저프린터를 판매해 1천5백72억원의 시장을, 업무용 제품인 A3용지 프린터는 5만대 8백74억원의 시장을 각각 형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표〉
올해 레이저프린터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기업체 시장을 대상으로한 중저가형 보급형 프린터 시장이 비약적인 신장세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당초 관련업계는 40만원대 초저가형 레이저프린터가 프린터 시장을 주도하면서 고성능 컬러 잉크젯 제품군을 견제할 것이라고 판단, 올해에만 총 23만4천만대의 A4용지 제품이 판매돼 1천1백92억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가 이처럼 보급형 프린터시장이 급신장할 것으로 예상하는 데는 국내 프린터 엔진공급사들이 4,5월부터 파격적인 가격의 신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힌데다 올해부터 초저가로 시판중인 일본산 레이저 엔진이 수입선 다변화품목에서 해제됨에 따라 무차별 수입될 것으로 분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산 레이저프린터 엔진 공급사들은 예기치 못했던 문제가 발생해 당초 예정보다 4∼6개월이나 제품 양산 일정을 지연시켰다.
여기에 국내 프린터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서 한물간 4ppm 기종으로 승부를 걸기가 매우 어렵다고 판단, 일본산 수입엔진을 기피하고 나선 점도 40만원대 저가형 제품판매에 제동이 걸린 주요한 요인으로 분석됐다.
반면 분당 6∼8장을 인쇄하는 업무용 프린터의 판매는 비약적인 신장세를 보여 주목된다. 중저가형 제품이라 불리는 이들 제품군은 인쇄속도가 매우 빠르고 출력 해상도도 6백로 뛰어나 업무용은 물론 고급사용자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 레이저프린터 제품군의 눈에띄는 변화 중 하나가 제품사양이 크게 고급화됐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큐닉스컴퓨터, LG전자, 한국HP 등 주요 레이저프린터 생산업체들이 96년 4.4분기부터 기존 3백급 저가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6백급 제품으로 대체한 상태다. 이와같이 프린터 업계가 8ppm급 6백 엔진을 기본 탑재하고 나선 것은 엔진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96년 하반기부터 공급되는 8ppm급 국산엔진은 일본산 8ppm 제품과 가격이 비슷하고 기존 5,6ppm급 3백 엔진과 비교해도 가격 격차가 10∼20% 정도에 불과해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국내 레이저프린터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체는 엔진 공급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큐닉스컴퓨터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국면이다. 이밖에 삼보컴퓨터와 한국휴렛팩커드(HP), 엘렉스컴퓨터, 태흥물산, 하이퍼테크 등이 15% 안팎의 시장을 나눠 갖고 있다.
한편 세계 1위 공급업체임에도 불구, 국내시장에서 저조한 실적을 면치 못하고 있는 HP는 국내시장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4위 업체인 삼보컴퓨터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레이저프린터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형태로 공급할 것이라고 밝혀 관련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삼보는 잉크젯프린터 분야에서는 엡슨과 향후 2년간 국내 독점공급권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계약을 갱신한 대신 그동안 판매실적이 부진했던 레이저 프린터 분야에서는 HP사의 제품을 OEM 형태로 공급받아 시장점유율을 3~4%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이에따라 한국HP는 총 5만대 가량의 제품을 공급할 것으로 기대하고 올해 레이저프린터 분야에서 21%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HP는 내년도 시장점유율 목표를 40%로 잡고 있다.
네트워크 환경에서 분당 20장 이상 고속으로 인쇄할 수 있는 네트워크 레이저프린터 판매도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텍트로닉스, 한국HP, 신도리코, 엘렉스컴퓨터 등 컬러프린터 공급사들은 네트워크용으로 설계된 1천만원 미만의 보급형 컬러 레이저프린터를 하반기 주력제품으로 선정하고 기업수요를 적극 공략하고 나선 상태다.
96년도 네트워크 프린터 판매량은 총 1천대 미만이 될 것으로 추산되지만 97년에는 3천대가 넘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국내 네트워크 레이저프린터 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체는 한국텍트로닉스로 7백만원대 「페이저 340」과 9백만원대 「페이저 550」 등 2개 모델을 앞세워 96년 하반기부터 월 1백대 가량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그동안 그래픽 전문가나 디자인센터, 영상프로덕션 등을 대상으로 1천만∼2천만원대 고성능 제품을 집중 판매해 왔지만 4.4분기부터는 4백만원대 보급형 네트워크 프린터를 주력으로 판매해 시장을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95년부터 컬러 레이저프린터시장에 본격 진출한 한국휴렛팩커드는 7백만원대 네트워크 프린터 「HP 컬러레이저젯5」 및 「HP 컬러레이저젯5M」 모델의 판매가 월평균 70∼80대를 넘는 등 기대 이상의 호조를 보임에 따라 군사기관 및 정부기관 등 대형 사이트를 중심으로 제품을 집중 판매하고 있다.
또 신도리코는 4색 토너카트리지 교환방식의 6백급 레이저프린터 「옵트라C」를 기업체를 대상으로 8백만원대에 시판중이며 엘렉스컴퓨터도 애플사의 매킨토시용 컬러레이저프린터 「애플컬러레이저」를, 하이퍼테크는 「하이퍼레이저」 등의 고성능 네트워크 프린터를 각각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그동안 컬러 레이저프린터는 수천만원대로 고가에 판매됐지만 최근 판매가격이 4백만∼8백만원선으로 크게 낮아진데다 소모품과 유지비를 흑백 레이저프린터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낮춘 획기적인 제품까지 등장해 조만간 대중화가 실현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케이블 없이 전파나 적외선을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무선프린터와 네트워크 프린터 등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시장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한편 레이저프린터시장은 올해 24만4천대에서 내년에는 34만6천대, 98년에는 41만대, 2000년에는 65만대로 매년 30∼40%씩 시장규모가 비약적인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남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