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금요기획 화제와 이슈 (16)

LG, 美제니스 경영정상화 가능할까

LG전자가 지난 95년 7월에 3억5천여만달러를 들여 인수한 후 누누이 밝혀온 미국 전자회사 제니스사의 경영정상화가 내년까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이같은 의문은 제니스사가 지난해 1억7천8백만달러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고 특히 적자액이 4.4분기중에 집중돼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 LG전자와 제니스측은 이러한 적자액 중 약 45%에 해당하는 8천만달러가 구조조정에 들어간 돈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우선 US샐러리맨이라 불리는 정규 고용인력 중 3백75명(25%)을 감원시켰다. 일용직 근로자 8백명까지 포함하면 모두 1천1백75명을 감축한 것인데 정규인력의 경우 퇴직으로 인한 비용부담이 매우 크다는 것.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에 전격 단행한 알 모쉬르 전사장을 경질하면서 무려 4백20만달러(33억6천만원)를 들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재고, 대손 등 부실 자산 정리에 따른 비용부담도 만만치 않았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제니스사 인수작업을 95년 11월에 마무리하고 실제 경영권을 행사한 것은 지난해부터여서 부실 자산을 인수 당시에 털어내지 못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생산라인 합리화 및 신규 설비투자에 따른 금융비용이 적자 확대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한해 동안 멜로스파크 브라운관공장의 CPT 생산라인 합리화 및 대형 CDT 생산라인 신설, 멕시코 치화와에 있는 디지털 세트톱박스 생산라인 구축 등에 1억2천5백만달러를 투입했다는 것이다.

4.4분기중에 적자가 집중(6억9천30만달러)된 까닭도 구조조정 비용의 절반 수준인 4천만달러가 이때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적자확대의 원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제니스측에서도 밝혔듯이 매출액의 90%에 이르는 가전제품 시장의 가격경쟁이 치열한데다 외국업체들과의 경쟁력이 약화된 점을 빼놓을 수가 없다. 구조조정 비용을 모두 뺀 나머지 1억달러에 가까운 적자의 주 원인이 이같은 경쟁약화 때문이라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LG전자와 제니스측은 그러나 올해부터 뭔가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그동안 정성을 들인 생산라인의 합리화가 올해부터 그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하는 한편 오는 5월부터 15인치, 17인치 대형 CDT 생산라인이 본격 가동되고 6월부터는 디지털 세트톱박스가 생산 공급될 예정인 등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앞으로 아메리캐스트사에 3년여간 3백만대(약 10억달러)의 디지털 세트톱박스가 공급되면 이것이 곧 표준제품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 제니스사가 가전 중심에서 벗어나는 분수령이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측은 올해 제니스사의 영업손실은 7천만달러 안팎으로 줄어들고 내년에는 이익을 실현할 수 있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미국과 캐나다시장에서의 TV, VCR 사업을 제니스로 통일하고 LG전자는 이를 제외한 정보기기와 백색가전 사업에 주력하면서 제니스를 측면 지원키로 하는 등 아직 매출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제니스의 TV 사업을 정상화시킬 방침이다. 그리고 디지털 세트톱박스, 디지털 방송시스템(DBS) 수신기, 대형 CDT, 가정극장시스템 등 멀티미디어 사업비중을 99년까지 30%선으로 확대해 안정궤도에 올라선다는 의지다.

결국 제니스의 조기 경영정상화는 아직까지는 주력사업인 TV부문에서의 경쟁력 강화와 수익창출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