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이정태 통신원)요즘 미국에서는 채널 2백개의 위성방송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80년대부터 상용화된 수신안테나의 대폭적인 가격하락, 신규기업의 참여확대 등으로 경쟁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직접위성방송(DBS)산업이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
90년대 초반부터 일반화되기 시작한 직접위성방송은 비싼 설치비와 수신료때문에 크게 보급되지 못했다. DBS에 필요한 파라볼라 안테나가 지난해 6백달러였지만 올해들어 1백달러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이에 따라 가입자수도 급증해 현재 4백50만명까지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의 2배 수준을 넘는 수치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DBS가입자가 2천년에는 2천만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한다.
게다가 휴즈 일렉트릭사가 운영하는 디렉TV가 거의 단독으로 지금까지 DBS사업을 해왔지만 최근 위성수신장치 판매업을 하던 찰리 어전이 에코스타라는 후발주자로 뛰어든데다 글로벌 시대의 미디어황제인 루퍼트 머독이 MCI와 손잡고 시장참여를 서두르고 있는 등 삼각경쟁관계가 형성되었다.
에코스타는 록히드사의 위성을 구입하고 가격이 싼 중국 위성도 빌렸다. 이에 따라 미국내 서비스뿐만 아니라 신속한 인터넷서비스가 제공할 수 있게 됐다. 美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12월 장거리전화회사인 MCI가 머독과 손잡고 미국 전국을 대상으로 직접위성방송사업을 할 수 있도록 허가권을 내주었다. 이로써 제3의 DBS사업자가 경쟁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우선 위성이 떠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다. 1983년 국제통신기구(ITU)가 DBS용 공간을 배정하면서 미국에는 8개를 배당했다. 그러나 실제로 미본토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방송에는 3개만 사용할 수 있다. 때문에 DBS사업을 원하는 신규사업자가 참여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두터운 진입장벽이 형성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AT&T가 디렉TV에 2.5%의 지분을 인수하는 데 만족해야 하고 또 유에스위성방송이 독자사업을 못하고 디렉TV의 파트너가 된 고민도 여기에 있다.
한편, 제3의 사업자로 부상하고 있는 머독의 뉴스 코포레이션은 제휴한MCI가 영국 브리티시 텔레콤과 전격합병하는 바람에 사업진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FCC가 그들에게 내어준 허가를 계속 유지시켜줄 지도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머독은 이미 유럽과 아시아에서 DBS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기 때문에 과소평가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머독은 그 허가권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이미 7억달러를 지출했다. 그는 성공적인 출발을 위해 안테나와 디코더 기기를 무료로 대여하는 정잭을 고려 중이다.
이러한 내부적인 상황을 떠나 한번 눈을 돌려보면 정작 DBS의 실질적인 경쟁자는 케이블TV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케이블 TV는 보급율이나 하드웨어적인 면에서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과연 DBS사업자가 파고들 시장이 얼마나 될 지에 대해 회의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일단 한달에 25달러가량하는 케이블TV와 가격경쟁력면에서 어떤 식으로 경쟁할 것인가가 넘어야 할 최초의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케이블 TV업자들은 DBS사업성장에도 불구하고 느긋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케이블 TV사업자들이 DBS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의 주요케이블TV사업자 중의 하나인 TCI는 에코스타와 제휴해 그들의 위성을 이용하는 데 합의했다.
또 주요 케이블TV 업체들이 합자해서 만든 위성방송기구인 프라임스타는 1백7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기존의 다른 사업자들보다 채널수도 적고 수신안테나도 커 어려움을 겪었던 프라임스타는 최근 서비스 개선에 열을 올리고 있다.
휴즈사의 암스트롱 회장은 DBS가 정보고속도로를 정보스카이웨이로 확대, 무선통신을 비롯해 데이터,비디오서비스까지 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장담했다.
DBS는 방송과 통신의 경쟁에는 이제 어떤 경계도 없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