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DVD램 97년내 상품화될 듯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단연 DVD램이다. 이미 상품화돼 있는 DVD롬과 달리 고쳐쓰기가 가능해 대용량 멀티미디어 콘텐트를 자유롭게 저장,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DVD 완결판으로 꼽히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이다.

이 DVD램이 연내에 상품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도시바, 소니 등 DVD 개발업체들이 표준규격 제정을 위해 결성한 DVD 컨소시엄이 DVD램 규격관련 논의를 거의 마치고 이달 말 잠정 규격안인 「0.9판」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DVD 컨소시엄은 이 0.9판에 대한 각 업계의 의견을 집약해 정식규격인 「1.0판」을 결정할 계획이다. 1.0판 사양은 빠르면 0.9판이 공개된 후 3개월 정도 지난 시점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마쓰시타전기산업, 도시바 등 몇 개 업체는 이미 PC내장형 DVD램 드라이브의 시작품 제작에 들어갔으며 이 중 도시바가 이달 초 시작품을 최초로 공개했다.

도시바 시작품은 아직 0.9판 사양을 모두 충족시키고 있지는 않지만 0.9판에서 새롭게 채용되는 데이터 기록방식 등 주요 사항은 그대로 도입하고 있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0.9판 사양에서는 데이터 기록방식 이외 데이터를 입력할 때의 전송속도(11.08Mbps) 등을 규정하고 있다. 또 기록용량은 DVD롬의 절반 가량인 단면 2.6, 양면을 사용할 경우 5.2까지 기록 가능하고 최대 10만회까지 고쳐쓸 수 있다.

도시바의 시작품은 이들 사양에 거의 따르고 있다. 따라서 1.0판 규격이 0.9판과 비슷한 내용으로 결정되면 내년 봄까지는 DVD램 드라이브를 판매할 수 있게 되고 그 가격은 OEM의 경우 3만엔 안팎이 될 것이라고 도시바측은 말한다.

그러나 DVD램 규격은 몇 개의 문제점이 있다. 특히 이미 제품화돼 있는 DVD롬과 데이터 기록방식이 다르다는 점은 비호환성 문제로까지 이어진다.

DVD램의 데이터 기록방식은 도시바 등이 제안한 「랜드 그루브방식」과 소니 등이 제안한 「워브링방식」 등 두 개 방식이 경합했으나 최종적으로 양자가 절충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사실 양자의 조정 때문에 예정대로면 지난해 완료됐어야 할 0.9판 결정작업이 이달 말로 지연된 것이다.

그러나 이 절충방식으로 기록한 DVD램 디스크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판매되고 있는 DVD롬 드라이브에서는 재생할 수 없다. 0.9판에서 확정한 기록방식은 랜드 그루브방식에 가깝지만 현행 롬드라이브가 대응하고 있는 기록방식은 워브링방식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 관련업체는 DVD램의 정식 규격이 결정된 시점에서는 램 디스크도 재생할 수 있는 「제2세대 DVD롬 드라이브」를 제품화할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현행 DVD롬 드라이브가 고립될 가능성이 높다.

또 0.9판에서 DVD램 디스크를 카트리지에 수납한다는 규정도 문제로 지적된다. 고밀도로 데이터를 기록하는 DVD램은 지문이나 먼지에 약하기 때문에 이를 보호하기 위해 카트리지에 넣어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카트리지에 디스크를 넣으면 디스크를 직접 취급하는 롬드라이브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

정식 규격결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DVD램에서는 불법복제 방지기능이 필수적이나 0.9판에서는 이에 대한 상세한 사양이 결정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DVD램이 디지털 데이터를 완벽하게 기록할 수 있는 미디어인 만큼 콘텐트 관련업체들이 불법복제 방지기능 마련을 강력히 요구해 올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적어도 저작권 보호와 관련해 0.9판의 내용만 가지고는 1.0판을 결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DVD 컨소시엄은 미국의 5개 업계단체가 설립한 저작권 검토그룹인 CPTWG(Copyright Protection Technical Working Group)와 협력, 이들의 요구를 규격에 반영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DVD램에 불법복제 방지기능을 강화하면 기록미디어로서의 기능이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 문제가 길어지면 1.0판 결정시기도 늦춰져 각 업체들의 제품화 계획에도 적지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