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SP들, 56kbps모뎀 채용 소극적

56kbps모뎀의 잇단 개발, 출시로 고속 인터넷서비스시대가 조만간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서비스 제공업체(ISP)들이 56k급 서비스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나 본격적인 56k시대가 도래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서비스를 직접 담당하고 있는 ISP들은 제품을 제작하는 모뎀 업계와 이를 탑재해 판매하는 컴퓨터업계와 함께 56k전송시대를 열어가는 한 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 ISP들은 몇가지 이유로 56k서비스에 돌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아메리카 온라인(AOL), 컴퓨서브, 프로디지, AT&T, 넷콤 온라인 등 대규모 업체들을 비롯해 4천개가 넘는 ISP들이 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규모업체 가운데 56k서비스 의사를 밝힌 업체는 겨우 2곳에 지나지 않는다.

AOL이 워싱턴 시카고 뉴욕 스코키 등에서 56k 서비스를 제공중에 있고 프로디지가 로스앤젤레스 보스턴 댈러스 애틀랜타 등지에서 서비스 제공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AT&T를 비롯한 나머지 ISP들은 구체적인 서비스 일정을 드러내 보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56k 서비스를 못하는 이유가 우선 기술적인 데 있다고 밝힌다. 현실적으로 56k기술이 제 속도를 구현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 제공을 늦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말 등장한 56k 모뎀은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28.8k나 33.6k 제품에 비해 데이터의 전송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28.8k에 비해 이론적으로는 2배정도 빠르고 또한 대용량 멀티미디어 정보의 전송에도 적합하다.

그러나 실제로 56k제품을 직접 사용해 본 이용자들의 반응은 이와 다르다. 다운로드 속도만 56k일 뿐 업로드속도는 이를 쫓아가지 못한다는 불만이다. 실제 다운로드 속도는 28.8k모뎀에 비해 1백75%정도 빨라져 큰 불만이 없지만 업로드속도는 크게 나아진 게 없다.

업체들은 하지만 실제 인터넷 사용에서는 업로드되는 데이터의 양이 그다지 많지 않아 일반 가입자들은 그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 설명한다. 이들은 오히려 모뎀보다는 네트워크의 속도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웹(WWW)을 검색할 경우 데이터전송속도는 순전히 네트워크의 용량에 의존하고 빠른 모뎀이라 하더라도 네트워크가 느리면 마치 정체된 고속도로상에 서 있는 스포츠카에 비유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ISP들은 이와 함께 56k서비스 제공을 늦추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로 제품표준이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 AOL, 컴퓨서브, 프로디지, 넷콤 등이 US로보틱스 제품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고는 있지만 이들도 AOL과 프로디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제품채택을 미루고 있고 그 배경에는 표준부재가 있다.

US로보틱스 진영과 록웰 진영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태에서 섣불리 56k서비스에 나설 수 없다는 ISP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이런 주장은 56k가 제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입자와 ISP 제품간 호환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타당성을 얻고 있다.

문제는 표준이다. ISP들은 양 진영간 경쟁이 끝나 표준이 제정되면 자신들의 제품채택도 가속이 붙고 이에 따라 56k시장도 만개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US로보틱스와 록웰은 모두 미국 및 국제 표준관련 단체에 서로의 기술을 제출해놓고 있지만 현재로선 어느 일방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곧바로 표준제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다만 관련업계에서 표준의 긴박성을 주장하고 있어 이에 따라 표준이 곧 제정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정도다.

결국 지금의 서비스지연은 표준부재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에 표준만 제정되면 제품채택과 서비스가 이어져 56k시대의 개막은 「시간문제」가 될 것이라고 ISP들은 주장하고 있다.

<허의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