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가 9일자로 단행한 임원인사는 「한국전자그룹」의 본격적인 출범을 알리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인사로 곽정소 대표이사 사장은 한국전자그룹 회장 겸 한국전자 대표이사 회장으로 제자리를 찾았고, 유원영 한국전자 대표이사 회장은 한국전자 명예회장으로 2선으로 물러났다. 또한 장동 한국전자 전무는 한국전자 회장 겸 태석전자 대표이사 회장으로, 김충환 한국전자 전무는 한국전자 대표이사 사장으로 각각 승진됐다.
한국전자 스스로도 『한국전자(주)를 모기업으로 한 그룹경영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1단계』라고 말하고 있듯 이번 인사는 그동안 「1년에 몇번 만나 회의하던 정도」였던 한국전자와 계열 회사간의 관계를 정립, 명실상부한 그룹체제로 사실상 제2의 출발을 하겠다는 「오너」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고 곽태석 선대회장 이후 여러가지 이유로 흐트러졌던 한국전자와 계열사간의 관계를 재정립하고자 수년전부터 한국전자 대표이사 사장을 맡으면서 계열사의 경영에까지 간여하는 등 개혁의 드라이브를 걸어왔던 곽정소 회장이 이번에 그룹 사령탑으로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은 「이제 어느 정도 기틀을 닦았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그동안 구상해온 「오너」로서의 구상을 본격적으로 펼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또한 전자산업의 선구자로 당시만해도 굴지의 면모를 자랑했던 한국전자 그룹이 지금은 상대적으로 대그룹들에 밀려 위상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것을 더 이상 방치할 경우 위험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곽 회장이 그동안 직접 채근해온 태석기계, 태석정밀, 태석상사, 태석개발, 태석전자, 신한전자, 한지전자 등 각 계열사의 경영을 계열사 대표들에게 맡기는 대신 책임도 묻는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하고 곽 회장 스스로는 그룹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부분에 전력하겠다는 생각에서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전자는 그동안 창업주인 故 곽태석 선대회장의 뜻에 따라 「전자 제조업」 이외의 어떤 사업에도 눈을 돌리지 않는 외길을 걸어왔다. 심지어는 『최근 완공해 입주한 「번듯한 사옥」도 선대 회장이 계셨더라면 어려웠을 것』이라고 이 회사 관계자들이 입을 모을 정도다. 곽정소 그룹회장이 본격적으로 이끌어가는 한국전자그룹의 거듭나기가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에 대해 한층 관심들을 갖는 것은 그동안 우리 전자산업에서 한국전자가 해 온 역할과 제조업을 주력으로 매진해온 행보를 기억하는 이들이 적지않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김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