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혼합식 가습기의 개발.」
대우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연구개발1팀 3파트 연구원들이 가진 나름대로의 자부심이다.
「보다 쾌적한 환경」을 위해 대우전자 생활가전사업부가 별도의 팀을 꾸려 가습기 개발에 착수한 것은 지난 95년. 중소업체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완제품을 단순 공급받는 데서 벗어나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자기만의 상품을 만들기로 했다.
난방시설의 보급이 확대되고 주거형태가 아파트나 연립주택으로 바뀌면서 점차 건조해지는 실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가습기가 확산돼 나가던 시점이었다. 잘 하면 가습기도 사업성 좋은 아이템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엿보였다.
팀장인 강두철 차장(40)을 비롯해 이 프로젝트를 맡은 5명의 연구원들이 개발에 착수하면서 세운 목표는 「가습량 2배 증가, 소비전력 절반 이하 감소」. 당시 국내 가습기시장은 가습방식에 따라 가열식과 초음파식의 두가지 형태로 양분돼 있었다. 이는 우리 기술력의 제품이라기보다 대부분 유럽 및 일본 등지에서 들여온 남의 나라 문화, 남의 나라 제품이었다. 게다가 가열식 가습기는 물을 끓여 살균한 뒤 가습하기 때문에 소비전력이 높고 화상의 위험이 따랐으며 초음파식 가습기는 가습량이 저조하고 배출되는 습기의 온도도 낮아 실내온도를 낮추는 단점이 있었다.
따라서 이 팀은 가열식과 초음파식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가습량을 증가시키고 소비전력을 감소시키는 쪽으로 개발방향을 잡았다. 그러나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남다른 무엇」이 필요했다.
고민끝에 생각해낸 것이 바로 「혼합식」. 장점만을 결합시키면 되지 않겠느냐는 단순한 논리에서 출발했지만 이 시도는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어낸 모티브가 됐다.
개념을 잡고 이 개념을 상품화하는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는 말로 다 하기 힘들 정도다. 원하는 가습량이 나오도록 하기 위해 히터, 진동자, 냉각팬의 위치를 변화시키며 내부구조를 수도 없이 바꿔 설계했다. 마침내 얻은 결론은 가열조와 가습조를 분리하는 것. 가열조에서 물을 끓여 살균하고 이를 냉각팬으로 식혀 진동자가 있는 가습조로 옮겨 가습한다. 가열된 물이 물통으로 역류하지 않게 유로를 달팽이 모양으로 둥그렇게 디자인하고 두 조를 연결하는 출입구도 만들었다.
그렇게 이 팀이 얻어낸 결과물은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시된 가열, 초음파 혼합식 가습기(RHH-4510E/4520F). 이어 올해는 혼합식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초음파식도 선택할 수 있는 복합식 가습기(RHH-4530F/4531F)를 선보였다. 지난해 양산한 3만여대의 혼합식 가습기를 전량 판매한 데 이어 올해 양산한 제품도 없어 못팔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남들이 다 알지만 직접 실현해내는 추진력」이 대우전자 혼합식 가습기 개발팀으로 하여금 오늘의 성과를 거두게 한 것이다.
<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