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유통업계 과당경쟁 조짐

컴퓨터 유통업계가 과다한 경품을 제공하고 제살깎기식의 로스리더(Loss Leader) 상품전을 경쟁적으로 실시하면서 업체간의 과당경쟁이 우려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종로에 1호점을 내고 티존코리아가 1천여점의 1원짜리 로스리더 상품을 판매하면서 업계에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기존 컴퓨터 유통업체 역시 시장수성을 위한 로스리더 상품전을 잇달아 실시하고 있어 업체간의 과열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티존코리아는 1원짜리 상품을 사기 위해 몰려든 수천명의 인파 때문에 지난 18일 예정이었던 종로 1호점 개점식을 25일로 연기했을 만큼 상당한 고객유인 효과를 거뒀다.

18일 시행착오를 겪은 티존코리아는 제2의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시티폰, 사운드카드, 키보드, CD롬 드라이브 등 1천6백57점에 달하는 1원짜리 로스리더 상품을 25일부터 내달 10일까지 17일간 나눠 판매하기로 했는데 시티폰 50대, HP 컬러키트 50개를 판매하는 25일 당일에도 아침 일찍부터 수백명의 인파가 몰리는 등 고객확보에 성공적인 출발을 보이고 있다.

티존코리아는 이외에도 컴퓨터 38대, 노트북PC 15대, 프린터 50대, 모니터 9대, 스캐너 21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13대 등의 판매가격을 권장소비자가격보다 최고 80%까지 낮춰 판매하면서 초기 고객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정체기를 맞고 있는 컴퓨터 유통시장에 티존코리아의 출현으로 위기의식을 느낀 기존 컴퓨터 유통업체들 또한 고정고객 이탈방지와 고객유인을 위한 방책으로 제살깎기식의 가격파괴전으로 맞서고 있다.

서울전자유통이 운영하는 컴퓨터21은 지난 23일부터 「보너스 쿠퐁발행 바겐세일」을 실시해 왔으나, 시작 초기부터 주목받고 있는 티존코리아를 겨냥해 티존코리아 개점일인 25일에 컴퓨터 및 관련제품 파격세일을 실시했다.

이날 컴퓨터21은 서울 강남점과 부산 본점 등 2곳에서 조이스틱, 사운드카드, 스피커, 4MB 메모리 등의 주변기기 및 부품과 인기게임, 교육용 CD타이틀, 기타 소모품 등 1천1백10점을 1백원에 판매했다.

특히 정가 25만원인 「두산세계대백과사전」, 9만9천원인 「계몽사97」, 5만9천4백원인 「삼국지5」, 5만원인 「FIFA97」, 8만원 상당의 33.6K 모뎀을 1백원에 판매하는 등 상당한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고객이탈 방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밖에도 브랜드 컴퓨터 12대, 노트북PC 12대, 프린터 24대, 스캐너 16대, CD롬 드라이브 20대 등 84점을 평균 70%, 최고 89%까지 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등 과감한 대응전략을 구사했다.

세진컴퓨터랜드는 현재 로스리더 상품전은 실시하고 있지 않지만 제품가격을 최고 61%까지 낮춰 판매하는 「창고 대방출 바겐세일」을 지난 19일까지만 실시하려 했으나 티존코리아를 의식해 이달 말까지로 연장했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체간의 경쟁으로 소비자들은 좋은 제품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게 됐으나 제살깎기식의 과열경쟁으로 조립PC 업체를 포함한 중소 유통업체는 존립기반마저 흔들리는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며 『침체기인 현 상황에선 대형업체의 무모한 가격파괴보다는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는 식의 선의의 경쟁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