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월드베스트 품목 : PCB

인쇄회로기판(PCB)은 전자산업의 기초적인 전자부품으로 낡은 산업으로 인식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PCB는 없어서는 안될 부품으로 첨단으로 가면 갈수록 그 시장도 넓어지고 있다. 세계 PCB 시장규모는 226억달러. 우리나라 1년 반도체수출액과 맞먹는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세계 10위 안에 드는 전자산업국인 우리의 경우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3∼4%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국내 PCB업체가 움직일 수 있는 여지도 그만큼 넓다고 할 수 있다. 최근 PCB업체가 세계 일류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활발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삼성전기(대표 이형도)는 최근 부산공장의 자동차 부품생산라인을 매각하고 그 자리에 PCB·MLCC·칩인덕터 등 첨단 전자부품 전용공장으로 전환하면서 PCB 공장을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PCB 생산라인으로 키워간다는 계획이다.

이형도 삼성전기 사장은 『부산사업장은 PCB를 일관 생산하고도 남을 정도의 길이와 면적을 갖고 있어 월 1만5000㎡의 다층인쇄회로기판(MLB)을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3개월에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외국 유명 바이어와 PCB 공급 협상을 진행하면서 라인을 증설할 수 신축성을 지니고 있어 세계 어느 PCB업체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삼성전기는 부사사업장(월 7만㎡)과 조치원 사업장(월 3만㎡)을 연계, 오는 2005년 세계 최대 PCB업체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마련했다.

이 청사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2005년 전세계 PCB 시장규모 400억달러 가운데 3.2%인 1조1000억원을 차지, 세계 1위 업체로 부상한다는 것. 올해 삼성전기는 PCB 부문에서 약 4800억원의 매출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 전문업체인 심텍(대표 전세호)은 지난해 코스닥 동록에 앞서 실시한 기관투자가 설명회에 자리에서 자사가 세계 메모리 모듈용 기판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심텍은 지난해 총 2억3800만개에 달하는 메모리 모듈용 기판 시장에서 10.2%인 2700만개를 공급, 이 부문 1위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는 것.

심텍은 여세를 몰아 오는 2002년 전세계 메모리 모듈용 기판 시장 3억4500만개 가운데 15%인 6000만개를 공급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대덕GDS(대표 유영훈)는 현재 월 60만㎡의 가전용 PCB를 생산, 세계 가전용 PCB 시장에서 일본 CMK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대덕GDS는 앞으로 세계 가전기기 시장판도를 뒤흔들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디지털TV 등 디지털 가전용 PCB를 생산하기 위해 방대한 설비투자를 진행중이다. 이 공장이 올 하반기경 준공, 본격 가동에 들어가고 디지털가전 시장이 본궤도에 오르면 오는 2003년경에는 세계 최대 디지털가전용 PCB업체로의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밖에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로 부각되고 있는 웨이퍼레벨 CSP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실시, 오는 2005년경 이 분야 정상권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며 대덕전자(대표 김성기)는 통신·네트워크시스템용 초다층 MLB분야에서 세계 정상의 위치를 차지하는 계획 아래 의욕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주요 PCB업체가 경쟁적으로 세계 넘버원을 목표로 PCB 사업에 나서는 까닭은 PCB는 모든 전자제품에 반듯이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데다 그 수요는 전자 제품이 존재하는 한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몇 안되는 전자부품이기 때문이다. 특히 갈수록 PCB 제조기술이 난이해져 이제는 반도체에 버금가는 생산 기술과 노하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PCB를 생산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 가전·반도체·TFT LCD·이동전화기·네트워크시스템 등에서 세계 정상을 넘보고 있는 국내 전자산업 인프라를 배경으로 하는 국내 PCB 산업의 전도는 매우 밝다는 게 업계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전세호 심텍 사장 인터뷰

심텍은 최근 미국 굴지의 메모리 반도체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앞으로 3년 동안 2억5000만달러 규모의 메모리 모듈용 기판을 공급하는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국내 PCB 수출 사상 단일규모로 최대 물량이다.

전세호 심텍 사장은 『현재 개당 3달러대인 「PC100」용 제품이 주력이지만 올해 하반기로 예상되는 램버스 D램 시장이 본격 형성될 경우 개당 6∼8달러대의 고부가 제품인 램버스 D램용 모듈 비중이 늘어나게 될 것으로 보여 수출규모는 5억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수 도 있다』고 설명했다.

『심텍은 세계 메모리 모듈기판 시장에서 지난해 10%대의 점유율 확보하고 있으며 이번 대규모 수출물량 수주로 점유율이 18%대를 넘어서는 세계 최대 메모리 모듈기판 업체로 부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전 사장은 강조했다.

심텍은 또 미국 스키온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첨단 반도체 패키지 기판과 빌드업 기판 생산에 필수적으로 적용될 플라즈마 세척공정 기술을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반도체 시장흐름에 맞는 차세대 제품을 남들보다 먼저 개발, 양산체제를 갖추는 게 이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밝힌 전 사장은 『연구개발은 이익의 씨앗』이라며 『심텍은 원천기술 확보와 특허 등 지적재산권을 배경으로 한 기술 전문업체로 변신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5년 안에 세계 3위에 꼽히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 전문업체로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