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산업은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 2년 수탁생산을 바탕으로 급성장, 생산력에서는 한국은 물론 일본, 최대 강국인 미국까지도 따라잡을 기세다.
시장조사 업체 IDC는 앞으로 3년내 대만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300㎜ 웨이퍼 생산설비를 갖춰 반도체 초강대국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만의 이처럼 빠른 성장과 앞으로 몇년내 최강국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은 뭘까. IDC가 분석하고 있는 그 비결은 「풍부한 자본력」 「인센티브제도」 「수평적 분업체제」 「빠른 개발속도」 등 4가지다.
◇자본력
대만의 자본력은 지금까지 세계 반도체업계의 상식을 뛰어넘는 설비투자를 해온 사실만으로 증명된다. 실제 세계 최대 수탁생산업체인 TSMC는 올 설비투자액을 45억달러로 상정, 지난해 말부터 200㎜ 웨이퍼 환산으로 180만장이었던 생산능력을 올 연말까지 340만장으로 늘릴 계획이다. TSMC의 경쟁사인 UMC도 올 설비투자액이 30억달러로 막대하다.
이들 투자는 일본을 중심으로 한 수직통합형 업체로부터의 수주를 전제로 하고 있다.
◇인센티브 제도
이 제도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대만만의 독특한 시스템인데 반도체 산업을 발전시키는 중요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 대만의 회사법 제35조에는 회사는 종업원에 대해 주식할당비율을 명기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 법안은 이익의 최대 15%까지를 사원에게 분배토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어느 회사가 올해 100억원의 이익을 계상했을 경우 그 중 10%에 상당하는 10억원을 1000명의 사원에게 분배하면 평균 100만원이 된다. 이것을 현금으로 받는 것이라면 그다지 큰 금액이 아니지만 거의 대부분의 경우는 주식으로 받게 된다는 것. 통상 상장주식의 액면가와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수배에서 수십배 이상 차이나는 것을 감안하면 큰 이익이 아닐 수 없다. 이 점이 하이테크 산업에서 우수한 인재를 국내외에서 집결시킬 수 있는 큰 이유가 되고 있다.
◇수평분업
이것은 기술개발의 속도와 거액의 투자를 한 회사에서 다 소화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보완한다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다. 수평분업형 업체는 수직통합형 업체와는 다른 3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전공정 및 후공정 등이 철저히 독립돼 있기 때문에 전문적이면서도 원가절감이란 부문을 항상 생각하게 된다. 둘째로 각 공정의 단축에 의해 전체 납기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 원가절감에 이바지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국제경쟁에 대비해 기술 및 서비스의 개선을 항상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대만에는 현재 130개사의 반도체 설계업체와 포토마스크업체 5개사, 20개사의 웨이퍼 제조업체 및 100여개에 달하는 조립 및 테스트업체가 있는데 이들 업체가 서로 협력해 전체로서는 하나의 수직통합형 기업방식을 취하고 있어 흡사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유사한 세계 최대의 반도체 생산기지로서 그 위용을 갖추고 있다.
◇개발속도
대만 반도체 산업의 신기술개발 속도는 업계 추정을 초월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배경에는 96∼98년 세계의 수직통합형 반도체업체들이 투자를 억제해 기술력이나 생산능력에서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을 때 대만업체들은 앞을 내다보고 기술력 향상에 혼신을 다한 것이 밑거름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밖에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오는 2010년까지 국제분업화가 추진, 전체 생산의 60∼70%를 수탁생산업체가 담당하게 될 것이란 전망도 대만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밝게 해주고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