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산업의 초고속성장 비결 4가지

대만 반도체산업은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 2년 수탁생산을 바탕으로 급성장, 생산력에서는 한국은 물론 일본, 최대 강국인 미국까지도 따라잡을 기세다.

시장조사 업체 IDC776는 앞으로 3년내 대만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300㎜ 웨이퍼 생산설비를 갖춰 반도체 초강대국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만의 이처럼 빠른 성장과 앞으로 몇년내 최강국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은 뭘까. IDC가 분석하고 있는 그 비결은 「풍부한 자본력」 「인센티브제도」 「수평적 분업체제」 「빠른 개발속도」 등 4가지다.

◇자본력

대만의 자본력은 지금까지 세계 반도체업계의 상식을 뛰어넘는 설비투자를 해온 사실만으로 증명된다. 실제 세계 최대 수탁생산업체인 TSMC는 올 설비투자액을 45억달러로 상정, 지난해 말부터 200㎜ 웨이퍼 환산으로 180만장이었던 생산능력을 올 연말까지 340만장으로 늘릴 계획이다. TSMC의 경쟁사인 UMC도 올 설비투자액이 30억달러로 막대하다.

이들 투자는 일본을 중심으로 한 수직통합형 업체로부터의 수주를 전제로 하고 있다.

◇인센티브 제도

이 제도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대만만의 독특한 시스템인데 반도체 산업을 발전시키는 중요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 대만의 회사법 제35조에는 회사는 종업원에 대해 주식할당비율을 명기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 법안은 이익의 최대 15%까지를 사원에게 분배토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어느 회사가 올해 100억원의 이익을 계상했을 경우 그 중 10%에 상당하는 10억원을 1000명의 사원에게 분배하면 평균 100만원이 된다. 이것을 현금으로 받는 것이라면 그다지 큰 금액이 아니지만 거의 대부분의 경우는 주식으로 받게 된다는 것. 통상 상장주식의 액면가와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 수배에서 수십배 이상 차이나는 것을 감안하면 큰 이익이 아닐 수 없다. 이 점이 하이테크 산업에서 우수한 인재를 국내외에서 집결시킬 수 있는 큰 이유가 되고 있다.

◇수평분업

이것은 기술개발의 속도와 거액의 투자를 한 회사에서 다 소화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보완한다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다. 수평분업형 업체는 수직통합형 업체와는 다른 3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전공정 및 후공정 등이 철저히 독립돼 있기 때문에 전문적이면서도 원가절감이란 부문을 항상 생각하게 된다. 둘째로 각 공정의 단축에 의해 전체 납기기간을 단축할 수 있어 원가절감에 이바지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국제경쟁에 대비해 기술 및 서비스의 개선을 항상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대만에는 현재 130개사의 반도체 설계업체와 포토마스크업체 5개사, 20개사의 웨이퍼 제조업체 및 100여개에 달하는 조립 및 테스트업체가 있는데 이들 업체가 서로 협력해 전체로서는 하나의 수직통합형 기업방식을 취하고 있어 흡사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유사한 세계 최대의 반도체 생산기지로서 그 위용을 갖추고 있다.

◇개발속도

대만 반도체 산업의 신기술개발 속도는 업계 추정을 초월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배경에는 96∼98년 세계의 수직통합형 반도체업체들이 투자를 억제해 기술력이나 생산능력에서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을 때 대만업체들은 앞을 내다보고 기술력 향상에 혼신을 다한 것이 밑거름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밖에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오는 2010년까지 국제분업화가 추진, 전체 생산의 60∼70%를 수탁생산업체가 담당하게 될 것이란 전망도 대만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밝게 해주고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