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반도체·TFT LCD 업계 부익부 빈익빈 심화

D램 반도체와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업계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올들어 상위업체는 점유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중위권 이하 업체들은 주춤하거나 하락세를 보여 양 진영 사이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하반기 이후 격화될 시장쟁탈전은 대규모 고정물량을 확보한 상위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여 업체간 빈부격차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에 이뤄지기 시작한 업계 재편이 고정화하는 것으로 풀이되며 상위업체에 속한 국내업체들의 입지는 더욱 확고해질 전망이다.

◇벌어지는 격차

삼성전자·현대전자·마이크론 등 D램 반도체 상위 3개사는 올들어 고성장을 누리고 있으나 NEC·도시바 등 중위권 업체들은 주춤하고 있다.

올들어 6월 초까지 국내 두 회사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마이크론은 지난 3월 말 현재 152%라는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비해 NEC는 3% 남짓 신장했으며 도시바는 20%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상위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장폭이 낮았다.

특히 두 회사는 D램사업에서 수백억엔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기간에 상위 3개사는 흑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대조를 이뤘다.

D램 반도체에 비해 TFT LCD 상위업체와 그 이하 업체간의 명암은 더욱 엇갈렸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상위업체인 삼성전자·LG필립스의 지난 1분기 노트북컴퓨터용 TFT LCD 분야 매출 점유율은 55.3%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4% 증가했다.

반면 4, 5위 업체인 샤프와 NEC는 각각 6.7%, 6%의 점유율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 2.2%씩 줄었다. 모니터용 TFT LCD 시장에서도 거의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원인과 전망

업체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늘어나는 신규수요를 상위업체들이 독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D램과 TFT LCD의 주 수요처인 대형 PC업체들은 생산능력과 품질력을 갖춘 상위업체들에 집중적으로 주문을 내고 있다. 제품을 더욱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PC업체들은 하반기 이후 D램 반도체의 품귀난이 벌어질 것에 대비해 당장 비싼 값이라도 상위업체와 거래해야만 안심하고 PC를 생산할 수 있다.

또 TFT LCD의 경우 대만업체들의 양산으로 공급선은 다양해졌으나 고품질의 디스플레이를 요구하는 시장상황에서 PC업체들은 아무래도 품질력을 갖춘 상위업체와 거래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률이나 하위 D램 및 TFT LCD 업체의 판매량과 매출액 증가는 영업을 잘해서라기 보다는 상위업체에서 미처 공급하지 못하는 물량을 물려받은 것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상반기에 시작된 업계 양극화가 하반기들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점쳤다.

D램시장에서 삼성·현대·마이크론 등 상위 D램업체들은 그동안 설비증설과 보완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고 있으나 NEC·도시바·후지쯔 등 하위업체들은 오히려 생산을 축소할 방침이다. 플래시메모리와 같은 「돈이 되는」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TFT LCD시장에서는 하반기 이후 본격화할 가격하락이 상위업체 위주로의 업계 재편을 부채질할 전망이다.

하위업체에 주로 포진한 일본과 대만업체들은 올하반기에야 신규라인을 구축할 예정이어서 선행 투자한 한국업체들에 비해 막대한 감가상각 부담을 안게 되며 떨어지는 가격은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겠는냐는 관측이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