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IMT2000>34회-한국IMT2000 해체가 남긴 과제

사업계획서 접수를 한달여 남겨놓은 시점에서 해체를 선언한 한국IMT2000컨소시엄의 시작과 끝은 우리 기간통신서비스 시장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그 출발 및 결과가 어떠했고 그 동기가 무엇이든간에 한국IMT2000컨소시엄은 우리나라 기간통신서비스 시장에 많은 영향을 미쳤고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한국IMT2000컨소시엄=한국IMT2000컨소시엄은 우리 정보통신시장에서 소외됐거나 마이너 역할에 국한됐던 서비스 및 중소 정보통신 장비업체들의 IMT2000 모임이었다.

지난해 10월 하나로통신, 온세통신, 서울이동통신 등 무선호출사업자, 아남텔레콤을 포함한 TRS사업자 등 15개 기간통신사업자는 1차적으로 그랜드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IMT2000사업권 획득을 모토로 한국IMT2000컨소시엄을 출발시켰다.

이후 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PICCA) 소속 222개 유망 벤처기업, 정보통신 관련 329개 중소기업 등을 참여시켰고 논란속에서 3만5934가구의 일반 국민에 대한 공모를 단행했다.

기간통신사업자, 정보통신 전문기업, 일반 국민을 포함한 그랜드 컨소시엄을 결성, 사업권을 획득한 후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국민기업」을 지향한다는 모토였다.

지난달 20일에는 지금까지 컨소시엄을 이끌어왔던 하나로통신과 온세통신을 후면배치하고 PICCA가 전면에 나서 「벤처기업 생존논리상 IMT2000사업권이 필요하다」는 새로운 전략을 추진했다.

그러나 결국 한국IMT2000컨소시엄은 안팎의 어려움을 실감하고 지난 22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조건부 해체를 선언하고 만다.

◇높기만 한 진입의 벽=한국IMT2000컨소시엄은 설립 초기부터 국가경제 균형발전

과 IMT2000사업 경쟁촉진 차원에서 중소 기간통신사업자와 정보통신 중소기업 및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1개의 신규 사업자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정부의 IMT2000 정책방향은 한국IMT2000컨소시엄의 요구와는 거리가 있었다.

특히 컨소시엄을 바탕으로 사업신청서를 접수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는 「느슨한 연대」가 특징이었던 한국IMT2000컨소시엄을 급속도로 흔들었고 종국에는 컨소시엄 설립주체들마저 자기살기에 몸부림치는 형국이 됐다.

한국IMT2000컨소시엄의 와해는 보이지 않는, 또는 보이는 손이 직간접적으로 작용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 기간통신서비스 시장의 높은 벽을 실감케 하고 있다.

◇한국IMT2000컨소시엄 해체가 몰고올 시장변화=한국IMT2000컨소시엄의 와해는 결국 주변적 위치에 머물렀던 기간통신사업자의 향후 진로와 연관된다.

설립 초창기 멤버였던 하나로통신, 온세통신, 무선호출사업자, TRS사업자는 기간통신서비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IMT2000사업권 획득에 나서왔다.

이는 자신의 역무가 가진 한계상황 탈피 및 기간통신서비스 시장내의 변화모색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었다.

특히 기간통신서비스 시장내 메이저급 사업자들의 움직임은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이들의 입지에 중대한 변화를 몰고왔다.

한국통신, SK텔레콤, LG그룹 등 3개 거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새판짜기는 이들 사업자에 위기의식을 불어넣은 것이다.

이제 독자생존의 길을 접은 한국IMT2000컨소시엄내 기간통신사업자들은 다시금 독자생존의 길을 추구할 것인지, 아니면 3대 메이저 업체들의 그늘에 들어갈지 심사숙고해야 할 상황이다.

그러나 이들이 현재 기간통신서비스 시장에서 하나의 부담으로 취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이 찾을 스스로의 진로 또는 이들에 대한 메이저 업체의 끌어안기는 난제 중의 난제다.

지난달 한국IMT2000컨소시엄의 전면에 등장했던 PICCA의 주장도 우리 정보통신업계가 자체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PICCA는 지금까지 기간통신서비스 시장내 메이저 업체들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표시해 왔다. 『국내 기술력 향상을 위해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어떤 지원도 없었음은 물론이거니와 우수한 제품을 개발, 테스트를 요청해도 성능시험 기회조차 박탈했던 게 지금까지의 메이저였다』고까지 말했다.

PICCA의 한 관계자는 『2세대 이동통신시장에서도 기존 사업자들은 그룹을 중심으로 한 관계사, 자신들과 제휴관계에 있는 특정 기업들에 이익을 독점케 했을 뿐 정보통신 중소·벤처기업과의 상생관계는 없었다』고 반감을 표시하고 있다.

한국IMT2000컨소시엄이 와해돼 기존 3대 메이저만의 잔치가 된 지금 우리 정보통신산업은 이제 PICCA의 주장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