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④IT업계 CEO들이 본 내년 경기전망

내년도 전자·정보통신 시장에서는 올해 30%로 예상되는 고도 성장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엔 사상최고의 반도체 수출, 초고속 국가기간통신망 등 정보통신산업 활성화 요인에 힘입어 IMF 이후 최대 호황세를 보일 전망이지만 내년도 성장곡선은 꺾이리란 게 이번 조사결과였다.

이번 조사결과 기업들은 국제유가의 상승세와 원화의 강세라는 변수를 반영하듯 2001년도 내수 매출 목표치를 올해대비 26.1% 정도 다소 낮춰 설정했다. 특히 수출에서는 8.8%라는 낮은 한자릿수 성장에 그치리라는 어두운 기상도가 예상됐다. 올해 수출과 내수에서 두루 30%를 넘는 높은 성장을 보인 전자·정보통신업계가 급전직하할 내년도 시장대책에 나서야 할 것이란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선 내수의 경우 경기가 「매우 좋아질 것」을 100점, 「올해와 동일」을 50점, 「매우 나빠질 것」을 0점으로 산정할 때 평균 48.6점을 주었다. 경기가 좋아질 것이란 업체가 전체의 33%에 달한 반면 부정적인 전망을 한 비율은 37.7%로 긍정적인 전망보다 4.7%포인트 높았다.

업종별로는 컴퓨터가 평균 61.5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정보통신서비스(53.1점), SW(53.4점)도 평균치를 웃돌았다. 이에반해 산업전자(43점), 유통(35점)은 평균치를 밑돌 정도로 내수경기를 어둡게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내수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로는 「경기불안정」 「금융시장 불안」 등이 똑같이 15%의 점유율로 공동 1위로 꼽혔다. 다음으로 「유가상승」 11.3%로 나타나 최근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국제유가에 대한 우려로 밀레니엄 오일쇼크설까지 대두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 유가상승이 내수경기의 발목을 잡을 주요인으로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내수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이유로는 10%의 업체가 「구조조정 완료」를 지목했으며 「정보통신시장 확대」(8.6%), 「금융시장 안정」(5.7%), 「인터넷서비스의 활성화」(2.9%) 등이 뒤를 이었다.

수출전망 역시 내수 못지않게 어두웠다. 전자·정보통신업계 경영자들이 전망하는 내년도 수출경기 전망치는 평균 50.5점. 한마디로 올해와 거의 비슷할 것이란 얘기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조사업체의 32.1%가 올해보다 수출이 좋아질 것이라고 답했으며 올해와 같을 것이란 업체가 34.4%, 올해보다 나빠질 것이란 업체가 32.1%로 각각 나왔다.

수출은 정보통신·가전·반도체·SW업종이 비교적 고르게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최근 D램과 TFT LCD의 가격상승과 수출증가로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도체 및 부품의 내년 수출전망치가 50.8점에 머물렀다는 사실. 이는 곧 경기가 지나치게 호황을 구가할 때 나타나는 경기하락에 대한 우려감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수출경기에 대한 부정적 전망의 근거는 「유가상승」 22.1%, 「원화절상」 13.2%, 「가격경쟁력 약화」 11.8%, 「선진국 경기하강」 10.3%로 최근 제기되고 있는 문제점이 모두 꼽혔다. 국내 전자·정보통신업체들은 환율에 편승한 가격경쟁력이 수출에 최대 무기인데 환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 가격경쟁력도 동반하락할 것이란 우려의 표시다. 특히 유가상승은 내수와 수출에 공히 악영향을 미치는 주요인으로 본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반대로 수출경기의 긍정적 요인에 대해선 「선진국 경기호조」 「기술개발 활성화」가 각각 5.9%로 가장 높아 주목됐다. 선진국 경기활성화 여부에 따라 수출이 울고 웃음을 그대로 드러냈다. 다음으로는 「IMT2000」 「중국 WTO 가입」 「대외경쟁력 상승」 등이 꼽혔다.

이처럼 내수와 수출이 비교적 나빠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내년도 전자·정보통신업계의 내수 및 수출성장률도 올해보다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전자·정보통신업계 경영자들은 2001년 내수부문의 업계 전체 성장률은 올해대비 10.8%, 수출은 11.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종별로는 내수의 경우 정보통신서비스(14.7%), 컴퓨터(11%), 정보통신기기(11.1%), SW(25.5%)업종이 평균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반도체/부품(9.3%), 산업전자(6.8%), 유통(9%) 등은 평균치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가전은 0.9% 감소할 것으로 예측, 주목을 끌고 있다.

수출부문에선 SW가 올해와 동일하게 27%의 높은 성장을 예견한 것을 비롯, 정보통신기기가 13.7%, 산업전자가 12%, 정보통신서비스가 12.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전은 수출에서도 0.6% 정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이한 것은 생산공장을 운영하지 않는 회사(17.1%)가 공장을 운영하는 회사(9.3%)에 비해 내년 수출전망을 밝게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도 내수 및 수출이 모두 둔화될 것으로는 전망되지만 긍정적·부정적 요인이 상존, 지속적인 매출확대를 위해선 다양한 전략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첨단을 달리는 전자·정보통신업계는 업종 특성에 맞게 내년에 신제품 개발(29.7%)과 수출시장 개척(18.4%)을 매출확대의 주무기로 삼을 계획이다. 특히 IMF 이후 사업구조조정 및 사업재배치에 나섰던 전자·정보통신업체들은 또 내년부터 사업다각화 및 사업집중을 병행할 전망이다. 매출확대 전략의 주안점에 대해 17%가 「사업다각화」를, 11.3%가 「사업집중화」를 지목했다. 이밖에 내년에 매출을 늘려나가기 위해 「설비투자 확대」 「기술투자 확대」 등에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