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상극의 정치판을 닮아가는 통신시장

초고속인터넷 대중화, 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 도입, 지식정보사회 구현.

지식정보강국 구현이란 국가적 명제를 걸머진 정보통신산업이 요즈음 「진흙탕 싸움」 일색이다. 「치고 받고, 물고 물리고…」. 요즈음의 정보통신산업 현황을 대변하는 말들이다. 공정경쟁이나 선의의 경쟁이란 말은 사라진 지 오래다.

지난 18일 각 언론사에는 경쟁관계인 한국통신과 하나로통신으로부터 비슷한 내용의 보도자료가 보내졌다. 먼저 한국통신이 오전중 초고속인터넷가입자 1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어 대대적인 이벤트를 실시한다는 내용을 보내왔고 하나로통신도 곧바로 지난 14일중 상용서비스 1년 6개월 만에 100만회선을 돌파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누가 의도적으로 했는지는 따져봐야 할 문제지만 당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밖에 없는 명백한 물타기다.

또 21일 주요일간지에는 PCS3사와 SK텔레콤이 상호비방을 주제로 한 광고를 같은 날 게재했다. 더 나아가 차세대 이동통신인 IMT2000을 놓고 정부, 사업자, 통신장비업계, 중소 벤처업계간 감정다툼이 반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요즘들어 우리의 통신산업은 그 명성에 걸맞지 않게 상호불신 및 비난만 팽배해있는 것 같다. 사실 우리나라의 통신산업 급성장은 세계 각국의 주목의 대상이었다.

세계 처음으로 CDMA를 상용화함으로써 이동통신 강국으로 부상한 데 이어 ADSL 등 초고속인터넷의 대중화는 정보통신대국으로서의 한국을 상징하고 있다.

중국 등 개발도상국은 물론이고 전자강국인 일본조차 우리의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의 성공에 대해 부럽다는 눈길을 보내고 있다.

특히 일본은 차세대 통신기술로 대별되는 IMT2000과 초고속정보통신산업을 놓고 한국을 추월하기 위한 대공세를 준비중이고 세계 최대시장 중국은 한국에 대한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외부시각과 달리 국내 통신산업은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작금의 정치판처럼 사업자간 또는 사업자와 장비업계간, 정부와 통신산업체간 불신의 골만 깊어가고 있다.

지식정보대국 건설을 어깨에 짊어진 통신업계라면 상호비방과 상대방 흠집내기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기술개발과 서비스 강화를 놓고 질적 경쟁을 전개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또다른 도약이란 있을 수 없다.

<정보통신부·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