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올림픽 최고 금메달리스트는 인터넷 실시간 중계

17일 동안 전 지구촌을 달궜던 시드니 올림픽이 마침내 지난 1일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 대표단은 8개의 금메달을 따는 등 최선을 다했으나 처음 목표로 했던 10위 달성을 이루지는 못했다며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그러나 올림픽의 의미를 되돌아보면 메달의 색깔보다 더 중요한 것도 많다. 올림픽에 처녀 출전해 엉성한 개 헤엄으로 최악의 기록을 내 실소를 자아내게 했던 적도 기니 선수가 전세계 신문과 방송들로부터 인터뷰 세례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숨막히는 경쟁보다 평화를 갈구하는 올림픽 정신이 여전히 살아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해프닝이었다.

장외 올림픽의 금메달리스트들은 또 있다. 특히 C넷(http://www.cnet.com), 레드헤링(http://www.redherring), 와이어드(http://www.wired.com) 등은 이번 올림픽 기간 인터넷이 보여준 활약상은 금메달 몇개보다도 더욱 값진 것이라고 높이 평가해 관심을 끌고 있다.

정보기술(IT)을 비롯해 전세계 첨단 산업계 소식을 신속·정확하게 전하는 것으로 유명한 3대 웹사이트의 올림픽 관련보도는 처음부터 구미디어인 TV와 뉴미디어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인터넷이 올림픽 중계의 주도권을 놓고 막후에서 벌이는 기술경쟁 한가지 종목에 모아졌다.

그 결과는 「다윗」 인터넷이 올림픽 독점 중계권을 갖고 있는 「골리앗」 TV(미국 NBC방송)를 위협할 정도로 대등한 경기를 벌인 것으로 끝났다.

인터넷의 뛰어난 활약은 우선 약 100억회로 추산되는 올림픽 공식 웹사이트(http://www.olympics.com·사진) 검색건수가 말해준다. 이것은 올림픽준비위원회가 처음 희망했던 65억회와 비교해도 50% 이상 많은 실적이다.

올림픽 웹사이트에 네티즌이 몰린 반면 미국과 유럽에서 TV로 올림픽 경기를 시청한 가구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번 올림픽 독점 중계권을 가진 NBC방송이 미국 전역에 내보낸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의 평균시청률이 14.3%(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미국의 역대 올림픽 시청률 중 최악의 성적표다.

이처럼 인터넷이 시드니 올림픽에서 기대 이상으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일등공신」은 뜻밖에도 시차였다.

미국 NBC방송은 올림픽 기간 약 400시간 분량의 경기를 독점적으로 중계방송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시드니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프랑스 파리보다 각각 17시간, 9시간이나 시차가 생기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미국과 유럽지역에 경기실황을 생방송으로 중계할 수 없어 큰 낭패를 보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 결과에 목말라하는 스포츠 마니아들은 TV보다 컴퓨터로 달려갔다는 설명이다.

올림픽 공식 웹사이트의 매력으로는 우선 11가지 종목의 경기결과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신속성에서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시드니와 15시간의 시차가 있는 미국 동부에 거주하는 한 네티즌은 『농구시합에서 득점이 이루어지면 웹사이트의 스크린 숫자도 바뀌었다』며 놀라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또 시드니 올림픽 공식 웹사이트는 엄청난 접속횟수와 빈도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에 문제를 생겨 서비스가 중단된 경우가 한번도 없을 정도로 기술적인 지원도 완벽해 전세계 네티즌들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IT전문가들은 이번 시드니 올림픽이 「인터넷 성년식」을 치른 행사가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64년 도쿄올림픽이 TV 방송기술을 가늠하는 첫번째 시험무대가 됐던 것처럼, 시드니 올림픽은 인터넷 도약의 발판이 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레드헤링은 『인터넷이 시드니 올림픽에서 거둔 성공도 시작에 불과하다』며 『2년후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월드컵과 2004년 아테네에서 열리는 올림픽 중계에서 인터넷은 더욱 가공할 만한 위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