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벤처기업가들의 꿈과 희망의 무대인 실리콘밸리가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아 중대한 전환기에 직면해 있다. 나스닥내 첨단 기술기업의 주가가 폭락하고 실리콘밸리 주력사업군을 형성하고 있는 닷컴기업들이 수익모델의 한계로 위기를 맞고 있는 탓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해 실리콘밸리의 벤처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기술·자금·인력 등 견실한 인프라스트럭처가 실리콘밸리의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의 요람, 미국 실리콘밸리의 현주소를 시리즈로 긴급 진단해 본다. 편집자◆
올초부터 불거져나온 닷컴버블론이 극에 달하면서 실리콘밸리의 벤처업계 역시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으며 인원감축 등 구조조정으로 적지 않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의 중심부에 위치한 팰러 앨토를 비롯해 새너제이·샌타 클래라·샌 머테이오·마린·레드우드 등 실리콘밸리 어디에도 불황이나 위기의 흔적은 찾기 힘들다.
실리콘밸리는 여전히 백만장자를 꿈꾸는 젊은 창업가들이 속출하고 있다. 또 나스닥 상장과 인수합병(M&A)을 통해 일확천금을 목표로 청춘을 불사르는 예비 벤처스타들이 밤을 새워가며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쥐기 위해 이스라엘·인도·중국·유럽 등 전세계 유망 벤처기업들도 실리콘밸리행의 속도를 전혀 늦추지 않고 있다.
그런가 하면 벤처스타의 꿈을 키워 나가기 위해 실리콘밸리를 찾고 있는 외국계 벤처인도 급증하는 추세다. 미국 본토인만으로는 전문인력을 수급하는 데 한계를 느낀 현지 벤처기업들이 해외인력 채용을 크게 늘리고 있다. 모토로라·오라클·시스코시스템스·인텔·마이크로소프트 등 실리콘밸리의 스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해외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유색인종의 주거인구수가 백인을 추월한 지 오래다.
이를 증명하듯 실리콘밸리의 생활비는 상승행진을 멈추지 않은 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 최근호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가장 생활비가 비싼 5개 지역에 샌프란시스코·마린·샌 머테이오·샌타 클래라 등 실리콘밸리의 주요 4개 지역이 포함돼 있을 정도다. 넘쳐나는 벤처인들로 주택이나 교통문제도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끊이지 않는 벤처창업의 증가와 높은 생활비, 그리고 외국계 벤처기업 및 고용인의 유입으로 실리콘밸리는 갈수록 팽창하고 있다. 이에 따라 멘로파크, 샌 칼러스 인근 지역으로 벤처 집적단지가 계속 확대되고 있으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실리콘밸리 남동부 등에 「트라이밸리(Tri-Valley)」란 새로운 벤처밸리가 빠르게 조성, 유명 IT업체들의 이전이 활발하다.
첨단 벤처기업과 함께 실리콘밸리를 지구촌 벤처의 요람으로 만드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맡고 있는 벤처캐피털의 활동도 위축되지 않고 있다. 물론 나스닥지수 급락으로 자본이득(capital gain)률이 떨어지면서 국내와 마찬가지로 벤처투자가 다소 위축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무선인터넷시장이 본궤도에 진입하면서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는 네트워크 관련분야와 PDA, 모바일 솔루션 등을 중심으로 벤처캐피털의 과감한 베팅이 줄을 잇고 있다.
세계적인 「벤처스타」를 꿈꾸며 밸리행에 오른 국내 벤처기업과 기업인들의 열기도 식지 않고 있다. 이미 스타덤에 오른 한국계 벤처스타들은 제2의 신화창조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으며 「i.PARK」 등 실리콘밸리 한국 벤처인큐베이팅센터를 중심으로 벤처꿈을 일궈가는 예비 벤처스타들이 즐비하다. 전문가들은 『벤처의 요람인 실리콘밸리는 여전히 전세계 벤처인의 희망이며 벤처스타를 꿈꾸는 벤처인들의 입김으로 쉽게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실리콘밸리=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