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519) 벤처기업

코스닥 등록<29>

『옷을 벗었으면 뭔가를 보여주어야지 그렇게 멀뚱 쳐다보기만 하면 무슨 소용이야.』

유 회장이 소리치고 나서 중국말로 말했다. 잘 알아듣지 못하자 이번에는 영어로 말했다.

『춤을 추라는 것인가요?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요.』

한 여자가 영어로 말했다.

『그렇다면 그 짓이라도 해야지. 너희들끼리 그걸 해보란 말이야.』

『형님, 말을 잘라서 미안합니다만, 이런 짓은 제 성미에 맞지 않습니다. 제발 아이들을 보냈으면 합니다. 대관절 이게 무슨 짓입니까?』

내가 정색을 하면서 말했다. 그러자 그도 정신이 드는지 잠깐 생각하더니 여자들에게 옷을 입으라고 하였다. 여자들이 주섬주섬 옷을 입었다.

유 회장이 담배를 피워물었다. 나도 같이 피웠다. 우리는 담배를 피우면서 여자들이 옷을 입는 것을 지켜보았다.

『자네 성격이 이런 일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사람의 욕정이라는 것은 성격과 무관한 것이지. 어쨌든, 자네를 즐겁게 해주려는 뜻이 오히려 괴롭힌 듯하군.』

『괴로울 정도야 아니었지만, 별로 내키지 않았습니다. 벌거벗은 여자를 본다고 해서 흥분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른 감정이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제 머리 속에는 오직 주식만이 자리잡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 일에 골똘하다 보니 다른 감정의 여유가 없는 듯합니다.』

『자넨 일 벌레야. 어쨌든 내일 만나기로 하고 난 이만 가겠네. 그런데 두 아이가 안되면 한 아이라도 있게 할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제 기분이 콜걸을 데리고 노닥거릴 만큼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모두 데려가십시오.』

『그러지 뭐. 좌우간 자넨 알 수 없는 인물이야.』

그는 그렇게 말하고 여자들과 함께 방을 나갔다. 그가 말한 알 수 없는 인물이란 무엇을 말하는지 나야말로 알 수 없었다. 어쨌든 그들이 나가고 나자 시원하였다. 쉽게 잠이 오지 않아서 나는 여행할 때 가지고 다니는 책을 읽었다. 나는 최근에 주역에 관심을 가졌다. 서양의 점성술과 동양의 주역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그 관계 서적을 읽기 시작한 것이다. 책을 읽다가 새벽 3시가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 나는 꿈 속에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만났다. 아버지는 꿈 속에서도 생시와 똑같이 욕설을 퍼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