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저작권보호솔루션 표준화-SDMI유감

실트로닉테크놀로지 김주현 사장(brian@sealtronic.com)

디지털시대에 적합한 저작권보호솔루션의 표준화를 위해 지난 98년 출범한 SDMI(Secure Digital Music Initiative)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 음반산업협회(RIAA)의 주도로 세계 유수의 반도체·통신·음반업체 200여개사가 참여해 의욕적으로 출발했지만 당초 의지와는 달리 파행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SDMI의 기본 취지는 멀티미디어 디지털 콘텐츠의 온라인 유통을 위한 저작권보호시스템의 표준을 정하는 것. 「워터마킹기술을 이용한 보안 표준기술」을 기준으로 지난해 2월 미국 ARIS(현 Verance)사의 오디오 워터마킹기술을 1부문(phase Ⅰ) 표준안으로 채택하고 현재 2부문(phase Ⅱ) 기술표준안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총 6단계로 진행하고 있는 기술테스트는 현재 4번째 단계인 공개테스트를 마친 상태다.

그러나 그동안의 과정에서 SDMI가 지나치게 미국 중심으로 흐르고 있는데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테스트 방식에 대해 각국 참가자들이 잇따라 문제를 제기하면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디지털시대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불법복제와 불법유통을 막기 위한 기술의 표준화 선정이 손쉽게 이뤼지는 것이 아님은 모두가 알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SDMI 지역별 특성과 현재의 이용자 환경을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많은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이미 언론을 통해서 소개된 바와 같이 SDMI는 현금 1만달러를 내걸고 SDMI 기술표준안 후보들의 기술을 대상으로 공개 해킹 테스트를 마쳤다. 시작단계에서부터 공개 테스트에 대한 거부운동이 벌이지는 등 불협화음이 있었지만 한달간의 기간을 통해 제법 많은 참여자들이 SDMI 표준기술안에 대한 소위 「공격」을 시도했다. 아직까지 공식결과는 발표되지 않은 상태지만 400건이 넘는 해킹시도가 있었고, SDMI내 비공식적인 「수비결과」에 의하면 테스트의 대상이 된 대부분의 워터마킹기술이 해킹당했다고 한다.

SDMI의 진행일정에 의하면 앞으로도 워터마킹 전문가들에 의한 공격테스트(analytic attack test), 음질 테스트 등 여러 차례의 검증절차가 남아있다. 11월로 예정된 SDMI 정기회의에서 발표될 퍼블릭 어텍(public attack) 테스트 결과가 좋지 않다면 SDMI측에서는 워터마크기술을 처음부터 다시 공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현재 세계 각국은 SDMI의 독선적인 미국 중심의 표준화 정책에 대응해 독자적인 표준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일본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하는 Step2000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나라도 이미 산업자원부 주도로 KSDM이라는 표준화 선정을 위한 조직을 구성하고, 기술 테스트를 위한 작업에 착수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 사용환경을 고려한 저작권보호솔루션의 표준화 작업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면 MP3종주국으로서의 기치를 세계에 다시 한번 드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KSDM을 중심으로 보다 빠르고 준비된 기술 검증절차를 통해 기술 평가기간을 단축하는 것은 물론 저작권 보호라는 공통의 관심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모든 업체들이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협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명심해야 할 것은 이미 SDMI의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터넷시대에 있어서 저작권자 또는 기술제공자 등 어느 일방의 이익을 위한 표준화 기술은 사용자로부터 외면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인터넷시대의 변화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실천하기 위해 첫 걸음을 내딛었던 SDMI가 보다 넓고 합리적인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기를 바라며, 이제 걸음마를 내디딘 KSDM도 SDMI의 시행착오를 참고해 보다 진보된 표준안을 채택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