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장거리전화 빅3, 데이터서비스 전문업체 변신

AT&T, 월드컴, 스프린트 등 미국 3대 장거리전화서비스 업체들이 장거리사업 부진 만회를 위해 추진해온 각종 통신부문의 통합서비스를 중단하고 데이터서비스 전문업체로의 변신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각종 외신에 따르면AT&T(http://www.att.com)는 지난달 26일 회사를 4개로 쪼개는 분할안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수백억달러를 투자해가며 장거리전화·이동통신·데이터·케이블서비스 등 모든 통신서비스를 아우르는 「원스톱서비스」를 준비해왔으나 장거리 부문의 매출 감소로 인한 실적부진으로 이를 포기하고 회사 분할을 통해 전문서비스 체제로 방향을 선회했다.

타사업 부문을 분리시킨 AT&T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데이터서비스 및 네트워

크 사업을 벌이는 「AT&T비즈니스」를 모체로 새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지난 1일 개편안을 발표한 월드컴(http://www.wcom.com)도 AT&T와 유사한 사업정책을 선택했다. 월드컴은 이날 회사를 데이터사업부와 장거리사업부 2부문으로 재편한다고 밝혔다. 지난 3·4분기 동안 23%의 매출 상승률을 보인 데이터사업부를 집중 육성하고 2%의 성장에 그친 장거리사업부는 트래킹 주식을 발행해 별도 관리할 방침이다.

월드컴의 데이터사업 강화안은 이 회사가 지난 10년간 종합통신서비스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해 60여개의 통신업체들을 인수해 오던 중에 나와 AT&T분할안과 마찬가지로 통신업계에 전문화 바람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3일 스프린트(http://www.sprint.com)도 3대 장거리업체 중 마지막으로 전문화에 동참했다. 이 회사는 현재 80 대 20 정도인 음성통신과 데이터 부문의 매출 비중을 2003년에는 50 대 50으로 맞추고 그 후로도 계속해서 데이터사업의 비중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방향전환을 주력 사업인 장거리전화 부문의 매출 감소 때문으로 보고 있다. 장거리전화의 수요는 둔화세를 보이고 있으나 시장은 기존 3개 업체 외에 올들어 지역전화업체들의 장거리전화 시장 진출까지 겹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3사는 장거리전화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시도한 통합서비스가 별다른 소득없이 자금 압박만 초래하자 서둘러 수익성이 좋지 않은 부문은 떼어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편 이러한 전문화 바람에 대해 업체들이 지나치게 성급한 판단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직 「원스톱서비스」체제의 정착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단기적인 주가 동향에 연연해 너무 빨리 통합서비스를 포기했다는 것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