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최대주주인 웰컴기술금융과의 합병에 반발해온 무한기술투자 이인규 사장이 9일 양사 합병을 강력 저지하겠다고 공식 선언하고 나섬으로써 「무한-웰컴 합병」을 놓고 현 경영진과 최대주주간의 본격적인 지분경쟁이 예상된다.
이인규 사장은 9일 오전 무한기술투자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웰컴 지분을 제외한 79%의 주주들이 무슨 일이 있어도 합병을 저지할 것이며 필요하면 지분대결을 불사하겠다』며 『웰컴이 40% 이상의 지분을 확보했다고 발표했으나 우리 역시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위임으로 합병을 무산시키기에 충분한 지분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 표면적인 반발 이유=이 사장은 『웰컴의 무한 지분인수에 투입된 자금은 차입금이어서 최악의 경우 인수자금을 무한이 갚아야 하는 사태가 생길 수도 있다』며 『무한의 자기자본은 상반기 기준으로 1033억원인데 비해 웰컴은 121억원에 불과하고 부채비율도 무한이 27%인데 비해 웰컴은 161%에 달해 양사 합병은 무한 주주의 부를 웰컴 주주에게 이전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또 『합병이 강행되면 납입자본금의 2배에 가까운 금액이 주식매수청구대금으로 사용될 것』으로 추정하며 『이같은 자금유출은 무한의 존립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반발의 근본 배경=이인규 사장을 비롯한 무한 일부 경영진의 반발은 기존 최대주주인 메디슨의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현 경영진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인규 사장이 기자회견까지 자청하며 합병 반대를 공식 선언한 것은 웰컴 지분(21%)과 웰컴 우호지분을 제외한 법인 및 개인주주, 특히 기관투자가들의 측면지원을 약속받아 어느 정도 목소리를 낼 만한 지분을 확보했기 때문일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관측이다. 이에 대해 이인규 사장은 『구체적인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의결권을 위임한 소액투자자와 기관투자가의 지분을 합치면 합병을 충분히 부결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웰컴의 반응=일단 웰컴측은 이인규 사장 등 현 무한 경영진에게 합병 이유와 앞으로의 운영계획에 대해 충분히 얘기했고 합의까지 이끌어낸 상황에서 돌연 합병저지를 선언한 저의가 궁금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메디슨으로부터 인수한 21% 지분에 우호지분을 포함해 40% 이상의 지분을 확보했는데도 불구, 무한측이 「79%의 주주들을 위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반응이다. 채운섭 웰컴 사장은 이와 관련, 『합병 추진과정에서 현 경영진의 노고를 인정, 임기보장·지분확대 등 우호적인 내용을 충분히 제시했는데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실제로 합병을 막겠다는 것인지 단순히 주가를 띄우기 위한 것인지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전했다.
◇ 지분경쟁 변수와 향후 전망=현재로서는 무한·웰컴 모두 안정적인 지분과는 차이가 있어 향후 우호지분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웰컴측은 『무한의 주요 주주인 선발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40% 이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무한 역시 이 사장과 임직원, 법인 및 개인들로 합병저지에 필요한 지분확보를 자신했다. 문제는 메디슨 잔여주식인 8만주. 이는 당초 개인에게 매각하기로 한 것으로 이인규 사장이 9일 『이 주식의 매입을 위해 협의중』이라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웰컴이 이 불황기에 250억원이란 거금을 들여 무한 인수를 추진하기까지는 여러가지 변수를 감안, 충분한 대책을 세웠을 것』이라며 『이번 사태가 합병이라는 대세에 별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