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현대 등 대기업 사태가 증시의 장기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LG계열 종목들이 주가하락·실적부진 등 각종 악재를 드러내고 있어서 투자자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주력 정보기술(IT)계열사 가운데 LG전자는 3·4분기 실적부진과 총이자지급성 부채가 늘어나고 있는 면이 악재로 지적됐고 데이콤은 채널아이 인수와 관련, 노조가 회사측에 부당한 손실을 입혔다며 주주대표 소송을 준비중이다. LG텔레콤도 내년까지 상환해야 할 회사채 물량 7000억원 중 다음달말까지 15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함으로써 3·4분기 적자폭 확대에 따른 부담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주가동향만 봐도 LG계열사의 약세가 두드러진다. LG전자는 10일까지 6일 연속 주가가 떨어지며 1만4200원에 장을 마쳤고 데이콤도 4일 연속 하락하며 5만원에 턱걸이했다. LG텔레콤도 연속 4일 주가가 떨어져 7680원에 이날 장을 마쳤다.
LG전자가 밝힌 3·4분기 사업실적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부정적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증권은 10일자 보고서에서 LG전자의 적정주가를 3만9300원에서 1만7500원으로 절반 이상 하향 조정했다. 수익성이 현저히 악화됐고 부채가 급증한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특히 LG정보통신의 사업부문을 제외한 LG전자 사업부문의 영업이익과 경상이익은 지난 2·4분기보다 각각 36.5%, 69.6% 줄어든 1806억원, 1076억원으로 집계됐다.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도 합병에 따른 매수청구와 자사주 매입으로 총 1조3000억원의 비용이 발생, 총이자지급성 부채가 6월말 4조2000억원에서 9월말 기준으로 5조7000억원까지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데이콤은 부당 내부거래 의혹을 받고 있다. 데이콤 노동조합은 지난 8일 데이콤이 채널아이를 인수하면서 115억원의 불필요한 자금을 사용했다며 정규석 사장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설립 후 3년간 누적적자가 311억원에 달하는 채널아이를 인수하며 영업권 프리미엄으로만 261억원을 지급한 것은 부당 내부거래』라고 지적했다.
올해 코스닥에 등록한 LG텔레콤의 3·4분기 성적표도 볼품없다. LG텔레콤이 잠정집계한 3·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4214억원, 732억원 손실, 947억원의 손실로 나타나 2·4분기보다 모든 면에서 악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단말기 보조금 폐지에도 수익성이 전혀 개선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달말까지 처리해야 할 회사채 부담만 1500억원인 LG텔레콤의 3·4분기 부채비율은 372%에 이르고 있다.
한편 신한증권 이정수 팀장은 『최근 외국인들이 한국 대기업을 외면하는 데는 대기업의 불투명 경영과 실적 감추기가 한몫을 하고 있다』며 『진정으로 주가를 관리할 의사가 있다면 소액투자자들을 중시하는 투명경영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