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호상박」
중견 이동전화 단말기 제조업계에 호적수가 떴다. 텔슨전자(대표 김동연 http://www.telson.co.kr)와 팬택(대표 박병엽 http://www.pantech.co.kr)이다.
두 회사는 출범부터 성장 과정·비전까지 서로 닮았다. 특히 팬택과 텔슨전자는 삼성전자·LG전자·현대전자 등 국내 대형업체와 해외 유명업체들의 틈새를 비집고 통신장비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도약할 태세다. 때문인지 텔슨전자와 팬택의 경쟁관계가 선의로 이어져 각 회사의 성장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김동연 대 박병엽 ● 두 사람은 원래 한 지붕 한 가족이었다. 김 사장(42)은 77년부터, 박 부회장(38)은 87년부터 맥슨전자(현 맥슨텔레콤)에서 근무했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지난 91년 3월 먼저 독립했고, 이듬해 3월 김동연 사장이 맥슨전자를 떠났다.
이후 두 사람은 무선호출기로 회사의 주춧돌을 다진 데 이어 98년 이후로 모토로라로의 이동전화 단말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시작하면서 일취월장했다.
지난해 텔슨전자는 3995억원대, 팬택은 23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텔슨전자는 6655억원, 팬택은 7000억원대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그야말로 엎치락뒤치락이다.
△새로운 출발 ● 지난 4월 텔슨전자는 모토로라와의 제휴관계를 청산한 데 이어 6월에 노키아와 포괄적 제휴를 체결함으로써 새 길을 열었다. 특히 내수영업을 강화, 한국통신프리텔에 자가 브랜드 단말기(네온)를 공급하고 LG전자(당시 LG정보통신)에도 OEM 납품을 시작하는 등 지난 상반기 매출의 69.12%(1400억원 상당)를 소화했다.
노키아와 제휴한 성과도 곧 나타났다. 텔슨전자는 향후 1년여간 4억달러 상당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단말기를 노키아에 공급, 내년부터 국내외 시장에 선보인다. 특히 노키아 브랜드를 달고 출시될 내수용 단말기를 공급한다는 점이 이채롭다.
반면 팬택은 모토로라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즉 이례적으로 1년여간 450만대, 6억달러 상당의 CDMA 단말기를 공급키로 계약, 물량을 확정하지 않고 시장 상황에 따라 주문해오던 모토로라와의 계약 방식에 새 전기를 마련한 것이다.
팬택은 그동안 모토로라 OEM을 통해 총매출의 67%를 내수시장에, 33%를 해외시장에 공급해왔는데 이제부터는 동등한 계약관계로 부상하게 됐다.
특히 팬택과 텔슨전자는 OEM 방식에서 벗어나 제품 개발과 디자인부터 책임지는 자체개발주문생산(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e) 방식으로 모토로라 및 노키아와 각각 계약함으로써 이동전화 단말기 제조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올랐음을 입증했다.
△전망 ● 모토로라 우산을 벗고 다양한 시장개척을 추진하는 텔슨전자, 모토로라와 대등한 계약관계를 맺은 팬택의 노력들이 어떤 결실로 나타나게 될지가 관심거리다. 특히 팬택이 3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도 모토로라의 우산을 계속 쓸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팬택은 지난해부터 유럽형이동전화(GSM) 단말기는 물론이고 동기·비동기식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단말기 개발에 나서는 등 전방위적인 미래 비전을 도모하고 있다. 텔슨전자 역시 텔슨정보통신 등을 설립하고 동기·비동기식 3세대 이동전화 단말기 개발을 시작한 상태다.
두 회사가 벌이는 경쟁이 허리(중소기업)가 약한 국내 통신장비산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