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가 현대그룹의 계열사에서 분리되는가.
현대가 현대건설의 자구를 위한 1조원 조성에 정몽헌 회장의 보유주식 등 사재 400억∼500억원을 출연키로 함에 따라 현대전자의 계열분리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는 정몽헌 회장이 현대전자 주식을 매각해 사재출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전자가 「현대」라는 그룹리스크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고 부실계열사 지원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점에서 현대전자의 분리는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공통적인 견해다.
정부와 채권단도 현대전자의 조기 계열분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고 현대그룹에서도 수용의사를 나타내고 있어 현대전자의 그룹분리는 본격 진행될 전망이다.
◇절차 및 걸림돌=현대전자의 그룹분리 절차는 그리 어렵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시일은 현대의 요구대로 6개월 정도 소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대그룹에서 보유하고 있는 전자의 지분은 20.82% 수준이다. 이 지분을 제3자나 해외 컨소시엄에 양도해 3% 이하로 보유지분이 축소되면 그룹 지배구조는 없어지게 된다. LG증권 박영주 애널리스트는 『현대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은 그룹분리와는 관련이 적은 해외 판매법인과 현대유니콘스 등 비상장 기업뿐이어서 계열분리에 어려움이 없다』고 분석했다. 또 현대상선으로부터 받은 지급보증 2302억원도 차환발행 등을 통해 해소하는 데는 무리가 없는 규모라고 평가했다. 현대전자(27.6%)가 최대주주로 돼있는 현대투신증권도 현대증권이 AIG로부터의 외자유치가 완료되면 최대주주가 현대증권으로 바뀌게 돼 계열분리에 어려움이 적어진다.
◇해외 컨소시엄으로 지분양도=제3자 매각보다는 해외 금융기관 컨소시엄에 지분을 양도하는 형태가 유력한 것으로 판단된다. 박영주 애널리스트는 『해외매각은 매입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고 정부의 반도체 빅딜 실패론에 대한 부담도 있어 성사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해외 반도체업체들도 7조8500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현대전자를 쉽게 인수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해 금융컨소시엄으로의 양도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주가는=단기적으로 현대전자 매각 가능성은 현대그룹과의 단절로 인식되며 주가가 반등할 수 있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주가반등을 위해서는 반도체 현물가격의 회복과 본격적인 경영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현대투신증권에 대한 경영상의 책임해소, 7조8500억원에 달하는 자체 부채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아 있다. 그룹과의 분리는 잠재부실 우려를 낮춰줄 수 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을 통한 이익의 확대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