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메이커 유통강화 움직임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신유통의 등장으로 흔들리고 있는 자체 유통망을 강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조직정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가전유통에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LG전자(대표 구자홍) 한국영업부문은 자사 전문유통점인 하이프라자가 맡아오던 할인점의 영업권을 자사내 신유통영업담당 조직으로 이관하는 것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대표 윤종용) 국내판매사업부문도 자사 전문유통점인 리빙프라자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한국영업부문의 한 관계자는 『하이프라자의 할인점 영업권을 LG전자로 이관하는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이프라자의 할인점 영업권이 LG전자로 이관되는 것은 절차상의 수순만 남았을 뿐 이미 내부적으로는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삼성전자가 리빙프라자를 자회사로 편입하려는 움직임과 관련해 리빙프라자의 한 고위 관계자는 『리빙프라자의 자본금을 S증권에서 차입금 형태로 300억원 정도 증자하는 것을 추진하면서 내년초쯤 삼성전자 국내판내사업부문의 관계사인 판매전문업체로 편입되는 사안이 내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계사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가 삼성전자 한국영업부문이 계열사를 두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리빙프라자의 관계사 편입이 예정대로 이뤄질지 아직은 미지수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처럼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유통망 정비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양판점·할인점 등 신유통이 급성장하면서 대리점의 입지가 갈수록 약화되자 기존 유통체제로는 한국시장 직접진출을 통해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외산 가전업체의 공세를 막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 할인점·양판점 등 신유통이 매장수를 늘려가는 등 급성장하면서 가전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본사 차원에서 신유통부문을 직접 관리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유통망을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하이프라자와 리빙프라자 등 전문유통점과 적잖은 마찰이 예상돼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제 하이프라자측은 『LG전자가 만에 하나 할인점 영업권을 가져간다면 자사 매출의 28% 가량이 감소해 심각한 경영위기에 봉착하게 된다』며 절대로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리빙프라자 역시 자사를 배제한 상황에서 논의되는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