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 유동성 확보 방안이 어느정도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까.
증권가에서는 일단 회사 입장에서 자금조달과 경영계획을 투자자들에게 밝혔다는 점과 계획대로 이행할 경우 자금의 수급불일치에 따른 유동성 부족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계획과 실행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고 신디케이트론과 국내외 회사채를 통한 2조3500억원의 자금조달은 중장기적으로 채무로 남게 돼 장기적으로는 D램부문에서 수익을 얼마나 내고 이를 통해 차입금을 얼마나 갚아 나가느냐가 현대전자의 미래가치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업이익 중심의 상환계획=현대전자의 9월말 기준 차입금은 7조3000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올 4·4분기부터 내년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4조4480억원이다. 이번 자구안에서 밝힌 3조5190억원의 유동성 자금확보는 투자 유가증권 매각대금 5250억원을 제외하고는 다시 차입금형태로 조달하게 돼 있어 단기자금의 흐름을 개선할 뿐이지 중장기적으로는 다시 갚아야 할 돈으로 남는다. 현대전자는 영업이익을 통한 이익금으로 올 4·4분기에 4030억원, 내년 3조3490억원, 오는 2002년 3조1580억원을 상환할 계획을 잡고 있다. 이는 절대적으로 사업부문의 이익을 전제로 한 자구계획으로 영업을 통한 이익이 어떻게 나타나느냐가 현대전자의 재무구조와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익전망=D램 가격이 급락한 상태지만 현대전자가 반도체사업을 통해 이익을 얻어나가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공통된 생각이다. 하지만 최근 선발업체들이 64MD에서 128MD와 256MD 중심으로 생산제품을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데 비해 현대전자는 여전히 64MD의 비중이 55%로 높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교보증권 김영준 애널리스트는 『연구개발장비분야에서 일부투자가 지연되고 있는데다 단기 유동성 확보 방안이 차질을 빚을 경우 투자축소가 불가피하다』며 『이럴 경우 과점화되고 있는 D램시장에서 현대전자의 지위는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환율상승과 관련, 현대전자는 4·4분기에 상환해야 할 외화차입금이 55억원에 그치고 있어 수출비중을 고려할 때 실보다는 득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는=이번 자구안 발표로 단기 자금압박 가능성은 희석됐다. 하지만 여전히 과다한 차입금이 존재하고 있고 자구안의 실행여부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본격적인 상승추세로의 전환은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영준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차입금의 차환발행이 아닌 일부 생산라인 매각을 포함한 보다 강도높은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D램 현물가격의 저점확인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진단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표>현대전자 차입금과 상환계획(단위:억원)
구분=만기도래회사채 금액=차입금전체(미지급금·인수대금 등 포함)=외자차입금=상환계획
4·4분기=8500=1조3570=55=4030
2001년=3조3610=4조9980=2560=3조3490
2002년=2370=9940=20=3조1580
자료:현대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