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후반 본격 보급되기 시작한 VCR는 극장에서만 볼 수 있었던 영화를 가정에서도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영상산업에 일대 혁명을 몰고 왔다. 비디오는 영상문화의 양적 팽창과 대중화를 실현시켰다.
초기에는 불법복제와 판권경쟁 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90년대 초반부터 확고한 영역을 다지면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으며 최근에는 차세대 영상으로 주목받는 DVD가 등장하는 등 제 2의 도약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
초기 비디오산업을 일군 인물로는 삼화프로덕션의 신현택 사장과 삼부프로덕션의 박평화 사장이 꼽힌다. 초창기 비디오시장을 주도했던 업체로는 삼화프로덕션, 삼부프로덕션, 한국미디어, 대영프로덕션 등 4개 업체가 있지만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업체는 삼화프로덕션이 유일하다.
국내 최초로 영화 판권수입 배급에 나섰던 박평화 사장은 82년 「흑발」 「음양도」 「팔도관객」 등 극영화 작품을 납본 출시해 비디오산업을 태동시켰으나 지금은 영상업계를 떠났다. 신현택 사장은 한양대 전기공학과 출신으로 한국영상음반협회 회장을 거쳐 지난 94년 보관문화훈장을 수여받는 등 영상산업 초기 인물로는 유일하게 현재까지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방송프로그램 제작에 주력하고 있다.
비디오산업은 과도기를 거쳐 94년 삼성, 대우, 현대, LG, SK 등 대기업들이 잇달아 가세하면서 양적 팽창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구가하게 된다.
대기업이 영상시장에 본격 참여함으로써 영상업계 인맥은 비로소 전문가 그룹을 형성하면서 지금까지도 영상업계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94년부터 98년까지 대기업 진출로 전성기를 맞은 프로테이프 시장은 대우, 삼성, SK의 의욕적인 사업 전개로 활짝 꽃피웠다. 94년 당시에는 프로테이프 사업이 중소기업 고유업종으로 분류돼 대우는 우일영상, 세음미디어(현 엠브이넷), 삼성은 스타맥스, SK는 SKC를 통해 우회적으로 프로테이프 사업을 시작한다.
이 시기 삼성의 영상사업을 이끌던 박춘호 상무는 삼성영상사업단의 해체를 앞두고 퇴사했으며 스타맥스를 명실공히 한 영상업체로 일군 김용찬 사장은 삼성영상산업단 고문을 거쳐 한국문화진흥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우의 영상사업을 실질적으로 진두 지휘한 인물은 장주영 이사. 그는 당시 정주호 전무(전 대우자동차 사장)의 우산에서 벗어나 유일하게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인물로 꼽혔으며 대우의 영상사업을 최선봉에 오르게 한 공신이었다. 지금은 일선에서 물러나 와신상담중이다.
현재 대기업의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인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삼성 출신으로는 비트윈 권오현 사장, 스타맥스 김민기 사장, 태원엔터테인먼트 유정호 부사장이 있으며 대우출신으로는 콜럼비아트라이스타 권혁조 사장, 동우영상의 조동구 사장, 우일셀스루의 김인식 사장, 엠브이넷의 김재완 사장 등이 꼽힌다.
영상업계의 대부로 평가받는 권혁조 사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우실업 기획조정실에 입사한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의 인물. 88년 대우전자 테이프 사업부장을 역임하고 91년 콜럼비아트라이스타 사장에 취임, 현재는 한국영상협회 부회장직을 겸하고 있다. 권 사장은 한국 비디오산업에 정통한 인물로 외국 직배사와 한국 실정의 타협점을 모색해 유일한 장수 사장으로 손꼽힌다. 동우영상 조동구 사장은 지난해 설립된 한국영상협회 회장으로 서울대 상과대학을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해 전매청 재경 사무관, 대우전자 상무, 영남일보 부사장을 거쳐 지난 91년부터 동우영상을 이끌고 있다.
대우전자에서 재경부장을 역임한 우일셀스루 김인식 사장은 본인의 표현대로 뜻한 바 있어 대기업 부장직을 훌훌 털어버리고 세음미디어로 자리를 옮긴 인물. 보기와는 달리 외유 내강형이며 신뢰감을 심어주는 인물로 업계에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엠브이넷의 김재완 사장과는 긴밀한 관계를 맺을 만큼 가깝다.
삼성출신인 비트윈의 권오현 사장은 인하대 전기공학과 출신으로 삼성영상사업단 음악사업부 해외사업팀장을 역임하고 지난해 삼성영상사업단 분사 형태로 DVD 전문업체인 비트윈을 설립했다. 권 사장은 삼성전자 도쿄지사 주재원 시절부터 오디오, 영상분야 사업을 진두 지휘해 DVD플레이어와 타이틀 전면을 꿰뚫고 있는 몇 안되는 사람 중의 하나다. 지난해 9월 스타맥스 수장으로 선임된 김민기 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영상산업단의 전략기획업무를 담당해 왔다.
스펙트럼디브이디 박영삼 사장(40)은 대기업의 틈바구니 속에서 중소 프로덕션이란 입지를 확고히 다진 인물로 평가 받는다. 박 사장은 경기상고를 졸업하고 대우실업에서 1년 정도 직장경험을 한 뒤 미국 텍사스 칼리지를 수료한후 87년 프로테이프 제작사인 한양스크린, 93년 신한프로덕션을 설립해 비디오산업의 신흥 주자로 급부상했다. 신한프로덕션 부도후 심기일전, 지난해 DVD 타이틀 제작사인 스펙트럼디브이드를 설립하고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밖에 국내 최대의 비디오 제작·유통사인 세음미디어를 인수한 TV넷 이규동 사장의 경우 향후 비디오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규동 사장은 세음미디어 인수에 이어 KBS영상사업단의 출판부분을 인수하는 등 영상·방송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초기 비디오 직배사를 이끈 인물로는 CIC 김동석 사장 콜롬비아트라이스타 권혁조 사장, 20세기폭스사 김정상 사장이 있지만 권 사장을 제외하고는 본사와의 문화적 마찰과 내부 직원의 투서사건 등으로 대부분 단명에 그쳤다. 현재 20세기폭스는 이주성 사장이, 워너홈비디오코리아는 이현렬 사장이 사령탑을 맡고 있으며 브에나비스타의 임혜숙 사장은 여성으로는 드물게 영상업계를 이끌고 있다.
비디오산업은 95년을 기점으로 낙후한 영업방식과 인터넷의 등장으로 침체국면에 빠져든다. 이에 따라 판매대여시장은 위축되고 있는 반면 자연 다큐멘터리와 어린이 교육용 비디오를 판매하는 판매용비디오(셀스루)시장은 기대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불모지와 다름없는 국내 셀스루 시장을 활성화시킨 것은 지상파 방송 3사라고 할 수 있다. 이들 3사는 영상산업의 위상이 확대되면서 KBS미디어는 문화사업단을 MBC 프로덕션은 MBC문화예술단을 흡수·합병하는 등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초기 KBS영상사업단(현 KBS미디어)을 이끈 인물은 장한성 초대 사장으로 연세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한국방송공사 TV본부장을 거쳐 KBS영상사업단 단장직을 맡았다. 그는 인기 TV시리즈인 「TV 유치원」을 셀스루로 만들어 공급함으로써 셀스루 시장을 활성화 시킨 인물로 꼽히고 있다. 그는 지난해 한국방송제작단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6월 KBS미디어의 수장으로 선임된 전병채 사장은 성균관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방송공사 TV보도실 기자를 거쳐 한국방송공사 보도본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92년 설립된 SBS프로덕션의 초대 사장은 영화인 출신으로 현재 한나라당 국회의원인 신영균 사장이다. 신 사장은 서울대 치의학과를 졸업하고 58년 영화계에 진출해 「과부」 「빨간 마후라」 등 수많은 영화에 출연했으며 한국예술문화단체연합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영상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신영균 회장의 국회진출로 현재 SBS프로덕션은 문화방송 기자 출신인 변건 사장이 사업을 진두 지휘하고 있다.
이밖에 중소 프로덕션들도 셀스루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미라클 김형영 사장과 성일미디어의 김태양 사장이 꼽힌다.
성일미디어 김태양 사장은 중앙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코오롱에서 영상사업을 맡아오다 성일미디어를 설립, 독립했다. 치밀하지만 성실하고 신용이 높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형영 사장은 업계의 마당발로 통할 만큼 부지런하다. 시장을 보는 안목이 뛰어나고 셀스루시장을 나름대로 이끌어온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최근 종합멀티미디어 회사를 표방하고 영화, 인터넷 영화관, 비디오, DVD, VCD 등 종합영상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업체들의 수장은 비디오업계에서 잔뼈가 굵은사람들이 포진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사람은 알엠제이시의 강병수 사장. 그는 동국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동아건설 전산실을 거쳐 창업을 거듭, 오늘날의 알엠제이시를 일궈놓았다. 최근 들어서는 MPEG기반의 DVD 솔루션을 공급중이며 영화시장에도 눈을 돌려 화제작 「마고」를 제작중이다.
최근 영화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베어엔터테인먼트의 허대영 사장은 경희대 대학원을 나와 비디오시장에 뛰어든 인물. 스케일이 크고 의리파로 잘 알려져 있으며 한번 손을 대면 꼭 끝을 볼 만큼 집요하고 열성적이다.
이밖에 영화에 정통한 새롬엔터테인먼트 이정수 사장은 최근 비디오, 영화, DVD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으며 비디오 유통사에서 출발한 홍당무의 민세홍 사장은 셀스루 사업 외에도 캐릭터 애니멘이션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김영덕기자 ydkim@etnews.co.kr>
**바로잡습니다 : ‘전자정보통신업계를 움직이는 사람들-영상업계’ 제하의 기사 내용 중 ‘초기 비디오 직배사를 이끈 인물로는…(중략)…20세기폭스 김정상 사장이 있지만 권혁조 사장을 제외하고는 본사와의 문화적 마찰과 내부 직원의 투서 등으로 대부분 단명에 그쳤다’는 내용의 기사에서 김정상 사장 관련 내용은 사실과 다르기에 바로 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