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LG홈쇼핑 상무 hskss@lgh.lg.co.kr
홈쇼핑은 방송과 유통이라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야누스다. 홈쇼핑을 방송업으로 볼 것이냐, 유통업으로 대할 것이냐 하는 문제는 늘 풀어야 할 숙제처럼 느껴지는 문제다.
최근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그나마 「장사(?)가 된다」는 점만으로 여러 기업들이 홈쇼핑의 신규 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홈쇼핑이 입에 오를 때마다, 과연 홈쇼핑을 어떻게 볼 것이냐 하는 문제는 더 진지하게 다가온다.
이제 홈쇼핑산업은 연간 6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거대산업이 돼 가고 있다. 그동안 홈쇼핑은 많은 중소기업과 제조업체들에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전반적인 우리 경제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 소비자들이 직접 만져보거나 볼 수 없는 대신 무료 주문 전화에 의한 집에서의 편하고 자유로운 쇼핑과 다양한 상품 정보를 제공하고 무료 배송과 다른 유통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반품, 교환, 환불 시스템으로 소비자들의 만족을 최대화하는 데 노력해 왔다. 이런 업체들의 노력이 홈쇼핑산업을 지금과 같이 발전시킬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됐음은 물론이다.
홈쇼핑은 방송위원회의 엄격한 심의를 받는다. 소비자에 대한 과대광고나 선정성 문제 등 방송이 지켜야 할 공익성에 위배되지는 않는지 여러가지 까다로운 심의를 받고 있다. 홈쇼핑이 방송위원회의 관할 아래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유통보다는 방송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을 반증하는 점이기도 하다.
또한 스튜디오에서 방송 장비인 카메라를 통해 상품을 비추고 쇼핑 호스트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보다 자세하게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런 모든 과정은 방송 전파를 통해 각 가정으로 전달된다. 이런 점에서도 홈쇼핑은 방송의 마인드를 더 필요로 한다. 제한된 방송 시간 안에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에게 더 확실하고 다양한 상품 정보를 줄 수 있을지, 각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일은 바로 방송의 감각을 필요로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단지 일반 매장에서처럼 상품을 진열하는 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 바로 여기에 홈쇼핑의 매력이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홈쇼핑업계는 상품을 직접 사용하고 관리하는 법 등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동시에 보다 재미있고 쉽게 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LG홈쇼핑이 「히트 상품 퍼레이드」 「Best of the Best」 등 다양한 특집을 기획해 방송 프로그램에 색을 칠하고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 보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최근 홈쇼핑은 제한적인 방송 시간으로 많은 상품을 소개할 수 없고 그래서 홈쇼핑 채널을 더 늘려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홈쇼핑 채널만을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몇 개 채널이 적정한지, 그 규모는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 사전에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또 홈쇼핑의 신규 사업자를 확정할 때 전문 방송인이 포함되어 있는지를 검토하는 것도 중요하다. 홈쇼핑을 단지 유통업만으로 생각하게 되면 자칫 홈쇼핑의 과열을 가져올 수 있고, 과대 광고 등 소비자들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여러 문제들이 돌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송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인지하고 또한 방송의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는 전문 방송인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방송의 마인드를 가지고 유통과 방송을 어떻게 잘 조화시키느냐, 바로 이 점이 현재 홈쇼핑을 만들어가는 또한 만들어가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이 고민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