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까지 국내 캠코더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해 온 삼성전자가 하반기부터 소니·JVC·파나소닉 등 일본 주요 캠코더업체에 밀려 시장주도권을 상실해 가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중반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한 일본 주요 캠코더업체들의 디지털 공세로 삼성전자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국내 캠코더시장의 주류 제품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실제로 용산전자상가와 테크노마트 등에서는 하반기 들어 디지털캠코더의 판매비율이 아날로그 제품을 크게 앞질러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같은 추세는 내년 이후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아날로그 캠코더시장의 점유율을 바탕으로 국내 캠코더시장을 주도해 온 삼성전자는 내년 신제품을 계획하면서 아날로그 모델을 2개 정도 축소하고 디지털캠코더 모델을 크게 늘려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날로그 캠코더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디지털제품으로의 전환을 서두르는 이유는 소니·JVC·샤프·캐논·파나소닉 등 일본업체들이 디지털캠코더 투입물량을 2∼3배씩 늘리면서 시장수요가 디지털 중심으로 바뀌고 있어 시장상황에 빠르게 대응하지 않을 경우 디지털캠코더 시장에서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소니 등에 따르면 올해 전체 캠코더시장 규모는 약 32만대로 이 가운데 삼성전자가 14만대, 소니를 비롯한 일본업체들이 18만대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캠코더의 경우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판매비율이 7대3 정도로 아날로그가 높은 반면 일본 제품은 2대8로 디지털캠코더의 판매비율이 월등히 높다.
이 때문에 국산 제품과 일본 제품을 합친 전체 캠코더 판매비율은 올 한해 약 6대4 정도로 아날로그 수요가 높은 것으로 집계됐으나 이는 아날로그 수요가 월등히 높았던 상반기를 포함한 것으로 하반기에는 디지털제품의 수요가 적어도 60%를 넘어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수입가전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JVC·샤프 등의 디지털캠코더 시장 집중공략으로 국내시장의 디지털 전환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돼 수입 캠코더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소니조차 아날로그 캠코더 재고를 대량 안고 있을 정도』라고 밝혔다.
또 『삼성전자가 디지털 모델의 확대를 서두르고 있으나 디지털분야 경쟁력은 일본업체들이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캠코더시장의 디지털 전환은 국내 캠코더시장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일본업체간 주도권 싸움에서 삼성전자가 사실상 밀렸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