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장병석 한국소니전자회장

『국내 경제상황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국내 무역수지 개선에 미력이나마 기여하고 있는 한국소니전자(SEK)는 별로 아는 사람들이 없고 수입 판매법인인 소니코리아만 부각되는 것이 조금 속상합니다.』

소니코리아와 한국소니전자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장병석 회장의 고민은 수입선다변화제도 폐지 이후 일본 가전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니 판매법인의 모습만 국민에게 보인다는 점이다.

지난 73년 일본 소니의 한국내 제조공장으로 부품을 생산, 수출해 온 SEK(당시 한국동양통신공업)는 이제는 독자적으로 완제품의 개발과 생산은 물론 이에 필요한 자동화설비(내부적으로는 호돌이라고 부른다)까지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이같은 사실이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DVD용 광픽업장치와 올 상반기 발표돼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2용 핵심부품도 SEK가 일본 본사와 더불어 해외업체로는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저는 SEK의 중기비전을 아시아지역 엔지니어링 매뉴팩처링 커맨드 포스트(EMCP)에 두고 있습니다. EMCP는 엔지니어링·매뉴팩처링 사령부를 의미하는 표현으로 이미 SEK는 자체 개발하고 디자인한 상품을 일본과 동남아시아 지역에 수출하면서 일본 본사의 하청업체라는 위치는 탈피한 지 오래입니다.』

장 회장은 SEK를 대외적으로는 첨단 AV제품과 디자인을 개발해 수출하는 아시아지역 생산본부로, 대내적으로는 지역사회 발전과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현지기업으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SEK는 타 국가의 소니 제조법인과 달리 일본내 소니공장에 이어 완제품의 디자인과 설계를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유일한 현지 제조법인으로 이미 설계부문 인원만도 150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또 수출액의 40% 이상이 SEK가 독자 개발한 제품이며 설계기술의 수출도 전체 수출액의 2%가 넘고 있습니다.』

장 회장은 『지난해 자체 설계해 생산한 마이크로 하이파이 컴포넌트 시스템은 영국 유력지의 「올해의 제품」으로 선정돼 일본 본사를 놀라게 했다』며 SEK의 우수한 기술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93년 6억32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던 SEK는 지난해 약 7억달러, 올해 목표는 9억5000만달러로 잡고 있다. 국내 진출해 있는 다국적기업 가운데 노키아에 이어 두번째다.

지난 97년 4월 외국인으로는 세번째로 소니 본사의 등재 이사로 선임된 장 회장은 그만큼 소니그룹 내에서의 위치도 확고하다. 장 회장은 자신을 인정하고 있는 소니와 자신이 사랑하는 한국을 위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