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IT산업경기 전망-정보통신 시장 대체로 맑음

내년 우리 경제를 어둡게 바라보는 전망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BSI)는 이미 기준치(100)를 밑돌아 심한 경우 IMF경제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고 경제성장률·물가·실업률 등 거시지표도 올해보다 2∼3%의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금융·기업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금융시장 경색으로 자금조달 상황이 더욱 나빠졌고 심지어 「제2의 경제위기」를 운운하는 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그러나 국내 국책·민간연구소들은 내년에도 전자·정보통신·반도체 등 정보기술(IT)산업이 이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구소들은 내년 IT 관련산업의 성장에 대해 올해보다는 신장폭이 줄어들겠지만 10∼20%대의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보통신=대부분의 민간연구소들은 내년 IT산업경기에 대해 상승폭은 둔화되나 안정적 성장을 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정보통신의 활황세가 내년에도 계속되나 성장률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생산은 올해대비 15% 늘어난 45조2000억원, 수출은 300억달러로 올해(254억달러)보다 1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은 컴퓨터·통신기기 등 정보통신 산업이 10%대의 신장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컴퓨터의 경우 생산은 내수 증가세 둔화로 13.2% 증가한 22조1000억원에 그치지만 수출은 23% 늘어난 110억9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통신기기 산업은 이동통신단말기의 내수 감소 및 수출증가세(19%) 둔화로 생산증가율이 올해(20%)보다 낮은 1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생산의 경우 인터넷 보급 확산,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확대 등으로 14.1% 증가한 72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동통신단말기·컴퓨터 보급 포화 등의 악재는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수출은 중국 CDMA 이동통신 확대 등으로 인해 호조세는 지속되겠으나 단말기 시장의 한계 때문에 올해보다 24% 가량 늘어난 359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국책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도 컴퓨터의 경우 생산이 올해보다 23% 신장한 18조1000억원, 수출은 12.4% 증가한 166억달러로 전망했다. 통신기기는 생산이 14% 증가한 18조9000억원에 달하고 수출은 24% 늘어난 111억4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가전=LG경제연은 가전산업의 경우 내년 생산은 11% 증가한 14조5000억원이 예

상되며 수출도 올해(77억1000만달러)보다 11% 가량 늘어난 85억6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산업연구원도 생산의 경우 올해보다 10% 증가한 14조8000억원, 수출은 9% 정도 늘어난 82억5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민간경제연구소들은 내년 반도체 경기는 수요불안 속에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고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성장 한계를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삼성경제연은 PC시장의 등락이 반도체 시장에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노트북 컴퓨터, 정보기기, 디지털가전 등의 시장확대에 희망을 걸고 있다. 특히 인터넷 접속기능을 갖춘 새로운 기기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반도체 시장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내년 생산은 299억달러로 올해대비 19% 정도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수출은 290억달러로 18.7%의 신장세를 예상했다.

현대경제연은 내년 하반기 이후 수출과 생산이 호조세로 돌아서 전반적인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은 올해보다 낮지만 13.5% 성장해 35조4000억원, 수출은 300억달러 수준(17.5% 증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연은 2002년까지 공급 측면에서 큰 폭의 증가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경제연은 내년 반도체 경기를 상당히 보수적으로 전망했다. LG경제연은 PC시장 둔화로 인해 D램 수요가 감소하는 반면 신규라인 증설, 미세회로공정 개선으로 인한 공급초과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따라 생산은 세계 D램 경기의 하락과 수급악화로 올해대비 7.8% 증가한 31조6000억원을, 수출은 6.3% 성장한 22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연구원은 내년에는 저가PC 호조, 전자상거래 붐과 같은 뚜렷한 수요 유발요인이 없지만 시장주도 품목이 64메가 D램에서 128메가 D램으로 바뀜에 따라 절대 수출규모는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생산은 올해대비 20% 늘어난 348억달러, 수출은 22% 가량 높아진 310억달러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관진기자 bbory5@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