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보통신학계를 움직이는 사람들>(18)지식관리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들은 지난 2년 동안 지식경영을 위해 적지 않은 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3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00년 지식경영 관련 비용지출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75%였다. 이는 99년 0.30%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또 지식경영에 대한 인지도 지수도 99년 72.6보다 10포인트 가까이 증가한 81.7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 ‘지식관리(KM)’라는 용어가 태동한 시기가 90년대 중반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단시간 내 인지도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이처럼 KM이 국내 시장에 급속하게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은 지식이 기업 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이라는 인식 외에도 학문적인 뒷받침을 통해 이론과 현실의 접목이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KM은 철학·교육학·인지심리학·인공지능학·시스템공학 등 학제적 성격이 강한 것을 감안할 때 방향을 제시하고 이론 수용에 적극적으로 나선 학계 전문가들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

 즉 경영학 및 전산학을 전공한 교수들 중에서 ‘지식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점을 먼저 인식한 몇몇 교수들이 KM학계의 텃밭을 일궈낸 셈이다.

 KM학계 태동기부터 활동한 대표적인 인물이 김인수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64)다.

 미국 인디아나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 조직이론과 혁신이론의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는 그는 효율적인 학습을 위해서는 효과적인 지식관리가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에서 KM으로 연구 방향을 틀게 됐다. 이것이 계기가 돼 지금은 KM학계의 원로로 인정받고 있다.

 국제 학술지에만 50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했는가 하면 ‘거시조직이론’ ‘세계가 두려워할 미래 한국기업 어떻게 만들 것인가’ 등 11권의 책을 저술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한국지식경영학회와 한국인사조직학회, 기술경영경제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미국 경영학회 회원이기도 하다.

 김인수 교수와 함께 원로 대접을 받고 있는 사람은 충남대 경영학과 한인수 교수(50). 서울대에서 학위를 모두 취득한 한인수 교수는 일본 히토츠바시대학 상학부 객원연구원 시절, 지식경영의 대가로 알려진 노나카 교수의 지식창조경영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을 인연으로 이 분야에 몸 담게 됐다.

 한국인사조직학회 부회장에 이어 현재 한국지식경영학회 이사로 활동중인 한 교수는 ‘인사관리’ ‘조직행위론’ 등 서적을 집필한 바 있다.

 이 두 교수를 제외하고는 KM학계를 움직이는 교수진은 40대가 대부분이다. 국내 KM학계가 외국보다 늦게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과 대등한 수준에 올라있는 것도 젊은 혈기와 왕성한 연구욕이 뒷받침돼 있는 것은 물론이다.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김영걸 교수(42)도 학계 핵심인물 중 하나. 60∼70년대 데이터관리, 80∼90년대 정보관리에 이어 21세기는 지식관리 시대임을 일찌감치 인식하고 KM으로 방향을 선회한 김영걸 교수는 경영정보시스템(MIS) 부문 전문가로 통한다.

 서울공대 산업공학 학·석사에 이어 미국 미네소타대학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김 교수는 국내외 학술지에 총 50여편이 넘는 논문을 발표했다. 국제 의사결정학술대회 최우수논문상과 한국경영정보학회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하는 등 다양한 포상경력도 갖고 있다.

 한국지식경영학회 학술지 편집위원장, 한국경영정보학회 지식경영연구회 위원장,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지식경영연구센터장, 하와이 시스템과학 국제학술대회 지식경영 트랙 좌장, 한국과학재단 지식경영분야 특정기초연구과제 연구책임자 등 화려한 경력을 소유하고 있으며 KM의 산업계 접목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KAIST 김영배 교수(45)와 광운대 이홍 교수(44) 역시 KM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김영배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KAIST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부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벤처기업의 경영전략과 조직설계, 하이테크 산업에서 환경대응전략 및 경영조직체계, 창의적인 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한 조직설계, 기업의 전략변화 및 조직혁신 등에서 연구성과를 보이고 있다. 수십종에 달하는 연구 논문은 물론이고 기술변화와 혁신전략, 21세기 인적자원관리 등 서적을 집필, 저술활동에도 활발하다.

 특히 김 교수는 산학협동에도 맹활약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한 경영혁신 프로그램의 자문교수를 시작으로 삼성전자 인재개발연구소 자문교수, 삼양사 중앙연구소 자문교수로 활동했으며 지금도 과학기술부 과학기술정책평가센터 평가위원, 삼성전자 인사평가연구회 자문교수로 활약중이다.

 김 교수와 마찬가지로 KAIST 경영과학 석·박사 출신인 광운대 이홍 교수도 조직혁신, 조직이론의 전문가로 KM학계 발전에 한몫하고 있다. 특히 이 교수는 조직설계 원리를 사람의 신체시스템이 작동하는 원리에 비유하는 ‘사이버네틱스’라는 학문분야에 조예가 깊은데 이는 국내에서는 이채로운 분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한국기업을 위한 지식경영, 소프트웨어 저작권, 지식경영과 학습조직 등 KM과 관련한 다양한 종류의 서적을 집필, KM 저변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99년 집필한 ‘한국기업을 위한 지식경영’에서는 현대자동차의 성장과정을 이론적으로 조명함으로써 한국적 지식경영이론의 씨앗을 뿌리내리는 데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이홍 교수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지식경영 이론이나 사례가 국내 기업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한국 기업이 안고 있는 독특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선진국의 이론을 단순히 소개하기보다는 현대자동차의 성장과정을 통해 현실을 조명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 경영정보학과 권태형 교수의 활동도 눈에 띈다. 권 교수는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인디아나대학에서 MIS 석사를 거쳐 노스캐롤라이나대학에서 MIS 박사학위를 받았다.

 정보기술(IT)를 이용한 경영혁신과 확산, e비즈니스 디자인과 지식 프로세싱, 프로세스 및 워크플로 모델링, 지식경영시스템의 분석과 설계, 데이터웨어하우즈를 이용한 고객관계관리(CRM)와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정보시스템 이론과 기술혁신 이론의 통합과 응용’에 관한 논문은 미국과 유럽 연구논문에도 빈번하게 인용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권태형 교수는 파라테크놀로지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 파라테크놀로지 연구소장 및 특허청 지식경영자문단 자문위원으로도 맹활약중이다.

 이화여대 경영학과 김효근 교수(40)는 이 분야에서 ‘KM 전도사’로 통한다. 2년 넘게 지식경영아카데미에 출석, 강의하면서 2400명이 넘는 제자를 배출했으며 KAIST CKO 과정을 통해서도 250명 이상의 지식관리자를 양성한 것.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와 석사를 받고 미국 피츠버그대학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은 김 교수는 현재 이화여대 경영학과 부교수로서 정보통신연구소장

겸 지식정보화전략 연구센터장을 역임하고 있다.

 김 교수는 단순 이론보다는 산·학 연계를 통한 생명력있는 연구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 이른바 ‘실사구시형’이다. 일본 노나카 교수의 지식창조이론을 3차원 지식창조이론으로 발전시켜 ‘날리지 큐브’라는 이론을 만들었다. 그는 국내 10여개 회사에 날리지 큐브 컨설팅방법론을 적용하는 등 현실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주요 연구 관심분야로는 정보화전략, ISI/SUIT, 신지식인, 경영혁신, BPR를 통한 미래조직의 패러다임과 e비즈니스 전략 및 차세대 지식관리시스템 등이다.

 KAIST 한인구 교수(46)와 이희석 교수(42)의 활동 역시 두드러진다.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학사에 KAIST 경영과학 석사, 미국 일리노이대학 경영학 박사 등의 이력을 갖고 있는 한인구 교수는 회계정보시스템, 재무정보시스템, 정보시스템감사 및 보안 분야에서 걸출한 인물로 평가된다.

 국제 학술지와 국내 학술지를 통해 총 60여편의 논문을 발표한 한 교수는 98년 지식경영학술세미나를 개최하면서 지식경영교육을 산학협동으로 추진하며 지식자산이라는 개념을 설파한 업적을 넘겼다. 한 교수는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실험실 창업 1호인 크레딧사이언스의 창업 및 대표이사로도 활동하는 등 학계에서나 업계에서 돋보이는 경력을 갖고 있다.

 KAIST 이희석 교수(42)는 인터넷 비즈니스와 정보전략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지식경영에 접근을 시도한 인물이다.

 서울대 산업공학과 학사를 거쳐 KAIST 산업공학과 석사, 미국 아리조나주립대 경영정보학 박사 학위를 갖고 있는 이 교수는 지식관리 유형 도출과 기업성과 분석, 비즈니스 기능 중심의 지식자산 분류체계에 따른 기업 지식관리사례 탐색 등 다수의 논문을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하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국외국어대 행정학과 황성돈 교수(45)는 지식 기반의 전자정부 구현에 일획을 그은 인물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대학 정치학 박사, 한국행정연구원 수석연구원, 대통령 비서관이라는 다소 이채로운 이력을 갖고 있는 황 교수는 대통령 비서관 시절, 정책기획비서관으로서 ‘대통령의 정보화 구상’이라는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된 것이 인연이 돼 지금은 KM학계의 대가로 인정받고 있다.

 97년 외국어대학교로 자리를 옮긴 황 교수는 한국행정학회에 전자정부연구회라는 분과학회를 창단하고 집중적으로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특히 전자정부는 행정부만이 아니라 입법부, 사법부가 모두 관련돼 있다는 판단에서 각계 전문가를 모아 한국전자정부입법포럼을 결성해 전자정부구현을 위한 행정업무 등 전자화 촉진에 관한 법률의 초안을 마련, 제정되는 데도 일조한 바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