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아단계에 있는 디지털콘텐츠 업계가 벌써부터 몸살을 앓고 있다.
음악파일 공유사이트인 소리바다와 한국음반산업협회의 저작권침해 소송분쟁은 1년이 넘도록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협회가 사용중단을 요구한 지 1년 3개월 만에 끝내 검찰에 기소됐으나 책임소재문제, 인터넷이용자들의 반발, 관련법근거 미흡 등 복잡한 문제 등이 얽혀서 깔끔한 해결은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인기 온라인 게임 ‘리니지’도 동명 출판만화 작가인 신일숙씨와 개발사인 엔씨소프트간에 저작권분쟁에 휘말려 있다.
인터넷방송, 음반, 영상, 저작권신탁관리단체 등 이른바 업계간 또는 관련 단체와의 소송이 끊이질 않고 있다.
21세기 미래 유망산업인 디지털콘텐츠를 보호하고 널리 발전시킬 수 있는 법적 제도적 뒷받침이 미흡한 까닭이다.
디지털콘텐츠 산업을 미래 유망산업으로 가꾸기 위해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바로 이 분야다.
지난 90년대 중반 이후 디지털콘텐츠 관련 법률 및 제도정비는 꾸준하게 진행돼 왔다. 그러나 관계 법률 정비가 급류를 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정동영 의원이 ‘디지털콘텐츠육성에 관한 법률’을 발의한 이후부터다.
주요 요지는 오프라인 콘텐츠를 디지털화 하는 ‘디지털 권리’를 인정하자는 것.
하지만 이 법률안은 ‘영화·음악·출판 등에 관한 저작권법을 비롯해 영화진흥법, 음반비디오물및게임물에관한법률, 정기간행물에관한법률, 방송법 등과 상충된다’는 반대 논리에 부딛혀 난항을 겪고 있다.
하지만 최근 범부처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어 이르면 올 정기국회에 관계 법률이 제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각 부처별로 산업육성을 위한 제도정비에 힘쓰고 있으나 산업계의 흐름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인터넷 정보제공사업자는 “인터넷 노래방사업과 캐릭터서비스 사업을 추진하려다 저작권법 등의 문제와 그 해결 방법을 찾지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추진하거나 새로 정비한 법령들은 산업의 애로사항이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주는 수준이라기보다는 선언적 의미가 크다.
우선 저작권법의 경우 최근 오프라인콘텐츠를 디지털화한 새로운콘텐츠는 물론 온라인을 통한 전송물의 권리, 전송권자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는 등 새로운 콘텐츠권리를 대폭 인정하는 방향으로 개정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시행 및 규칙이 마련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프로그램보호법도 기존 저작권법의 연장선상에서 마련된 것이어서 ‘디지털저작물에 대한 포괄적인 보호 및 육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특히 컴퓨터저작물은 입력자체만으로도 권리가 인정받아야하는 문제가 있다. 또 저작물에 대한 투자와 시스템구축행위도 하나의 권리로서 보호받아야 한다는 게 관련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법령정비는 발의, 국회, 포럼 등 여러 절차를 걸치고 일정한 시일이 필요한 만큼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정보기술에 맞게 법률을 그때 그때 수정하기는 곤란하다.
‘뛰는 기술에 기는 법률정비’가 실감날만하다.
관계전문가들은 이에따라 법령정비가 보다 포괄적이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보통신정책 연구원 정찬모 연구위원은 “법령정비는 포괄적으로 다뤄할 문제”라면서도“그러나 저작권관리의 영업화를 비롯해 저작권관리 방법의 전자화, 집중 관리제도시행 등 지원효과가 큰 분야를 우선 선정해 정비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범부처차원에서 디지털콘텐츠 보호법률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어 관련 업계의 기대는 크다.
올 하반기 국회심의를 거쳐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이 법률안은 부처별 콘텐츠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지원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될 예정이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