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유전공학연구소 내 실험실벤처 다이아칩. 이 회사 김수정 사장(32)은 온통 실험장비로 가득한 다이아칩 연구실 한편에 앉아 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없다.
화장 끼 없는 얼굴에 티셔츠에 바지. 편안한 차림의 김 사장은 회사 이미지상 사장이란 칭호보다 연구원이나 박사란 칭호가 편안하다고 말한다.
“어렸을 때부터 생물 등 순수 과학 쪽에 관심이 많아 자연스럽게 생물학을 공부하기로 진로를 정하고 서울대 미생물학과에 입학해 석박사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생물학과의 인연은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였다는 김 사장이 다이아칩을 맡은 것은 지난해 말이었다.
서울대 김선영 교수를 주축으로 조흥은행·애경유화 등이 투자 운영하던 다이아칩의 새로운 경영인으로 당당히 일을 시작한 것.
“벌써 다이아칩을 맡은 지 1년이 가까이 됐지만 아직 경영인으로서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순수학문에만 10년간을 전념해 온 김 사장은 많은 사람들의 관리와 회계, 마케팅을 이곳에서 배우고 있다며 좋은 기회를 얻은 것이 감사할 뿐이라고 말한다.
다이아칩은 그간 에이즈(AIDS)를 진단할 수 있는 단백질 칩을 개발했다. 또 서울대 공대 벤처기업인 바이오메크와 합병, 마이크로 어레이어와 진단기계를 동시에 보유한 바이오분야 연구제조업체라 할 수 있다.
“우리 회사는 질병 진단을 위한 혈액 채취와 혈액 분리, 씻어 내기 등 모든 과정을 기계에서 처리할 수 있는 자동화 진단기계를 만들었고 이 기계를 이용하면 몇천 명의 혈액을 단 하루에 검사할 수 있습니다.”
자동화된 진단기계는 해외에서도 그 사례를 찾기 드문 경쟁력있는 분야다.
김 사장은 “최근 열린 진단제 관련 미국 전시회에서 엄청난 관심을 받는 성과를 거뒀다”며 “전시회에 나가기 전에는 그냥 들러리 서는 기업이 되지 않을까 밤잠을 설쳤지만 이제는 당당하게 다이아칩의 성과를 해외에서 인정받았다”며 지켜봐 달란 말을 잊지 않았다.
◆다이아칩의 기술
다이아칩(http://www.diachip.co.kr)은 단백질과 단백질의 반응을 활용해 수십 가지 질병을 간편하고 빠른 시간 안에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 칩을 주력 상품으로 하고 있다.
현재 간염 B형과 C형 바이러스 및 에이즈바이러스(HIV) 항체 동시진단시약을 개발, 상품화에 나섰다.
미국과 유럽 동남아에서 발견되고 있는 한타바이러스(들쥐의 배출물로 인한 유행성 출혈열)와 말라리아의 진단시약도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는 암 대사성질환 알레르기 및 자가면역 진단시약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다.
다이아칩의 또 다른 경쟁력은 바이오칩을 정교하게 제작할 수 있는 제조기와 진단 결과를 손쉽게 분석할 수 있는 분석기 등 관련 장비 기술도 보유, 바이오칩 관련 종합 솔루션 회사라는 점이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