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입지 약화

 데이터베이스(DB) 소프트웨어 분야 세계최강인 오라클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16일 C넷(http://www.cnet.com)에 따르면 오라클의 매출은 줄고 있는 반면 경쟁업체인 IBM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매출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나타났다. 이는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IT예산이 줄어들면서 구매성향이 성능보다는 가격 중심으로 바뀌어 가격보다 기술력을 내세우고 있는 오라클이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기업고객으로부터 가격이 비싸다는 비난을 받아온 오라클은 지난 여름 신제품 9i를 내놓으면서 수년만에 가격체계를 정비했지만 매출은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오라클은 2분기(9∼12월) 매출 중 DB 분야 매출이 최고 15%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지난달 중순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반해 18일(현지시각) 실적 발표를 준비하고 있는 IBM과 MS는 DB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세계최대 컴퓨터업체인 IBM은 DB 매출이 지난 2분기 19% 성장한 데 이어 3분기에도 36%의 고속성장을 이룩한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같은 날 1분기 실적을 발표할 MS도 구체적 숫자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자사의 DB 매출이 최근 2개 분기 중에 각각 45% 성장하는 순항을 계속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외에도 연간 규모가 88억달러에 달하는 DB 소프트웨어 시장에 확장표기언어(XML) 기반의 전문 DB 업체들도 부상해 오라클의 입지를 좁혀 놓고 있다. 

 기가인포메이션그룹의 애널리스트 테리린 팔란카는 “오라클이 지난 수년간 고가 정책을 고수해와 마침내 IBM이 오라클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IBM은 그동안 오라클을 따라잡기 위해 일부러 가격을 낮추는 정책을 써왔다”고 설명했다. MS의 SQL서버 데이터베이스를 이끌고 있는 제프 레슬러도 “오라클의 가격 정책 실수가 상대적으로 MS의 약진을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시장전문가들은 오라클의 제품이 성능면에서 뛰어나지만 가격면에서는 경쟁업체보다 두배 정도 비싸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에 대해 오라클은 “우리는 전자우편·웹콘텐츠 등 제품 가격을 통합해서 받지만 IBM은 따로 따로 받고 있을 뿐이며 결코 IBM 제품이 우리 것보다 싼 것이 아니다”라며 대응하고 있다.

 한편 2000년 DB소프트웨어시장에서는 오라클이 34%의 시장 점유율로 정상을 차지했으며 IBM 30%, MS 15%가 뒤를 이었다. 사이베이스가 3.2%로 이들 3강과 큰 차이를 보이며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DB 분야 중 윈도NT와 윈도2000 분야에서는 MS가 38%로 37.3%의 오라클을 제치고 앞섰다. 또 오라클의 하락세와 달리 윈도NT 시장에서 IBM도 99년 15.2%에서 지난해 18.5%로 점유율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유닉스 DB 시장에서 오라클은 66.1%로 압도적 1위를 보였다. IBM은 14.4%, 그리고 최근 IBM에 인수된 인포믹스가 6.7%였다. MS는 유닉스용 DB는 판매하지 않고 있다. IBM은 유닉스 DB 시장에서 오라클을 따라잡기 위해 SAP, 피플소프트 등과 제휴를 맺으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 외에 DB 소프트웨어 시장의 틈새라고 할 수 있는 XML DB 분야를 겨냥해 소프트웨어AG, 애셔론, 컴퓨터어소시에이츠인터내셔널(CA) 같은 업체들이 뛰고 있다. 이 시장 규모는 99년 1000만달러로 미미했지만 작년 7700만달러로 성장했다. IDC는 이 시장이 오는 2005년에는 16억달러로 팽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