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태
78년 연세대학교 화학과 졸업
83년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화학(계산화학) 박사
83년∼현재 숭실대학교 생명정보학·화학과 교수
85∼89년 미 코넬대학교 연구교수
97년∼현재 숭실대 분자설계연구센터 소장
99년∼현재 숭실대 분자설계 기술혁신센터 소장
2000년∼현재 바이오메드파크 사장
20세기 기초과학 및 다양한 응용분야에서 인류가 이뤄 놓은 지식의 축적은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생명공학(BT), 정보기술(IT), 환경기술(ET) 및 나노기술(NT) 등 좀 더 복잡하고 실용적인 분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4개 분야 기술은 모두 우리나라 경제와 생활환경에 밀접하게 연계돼 있어 관련 과학자나 기술자들의 집중적인 연구 및 개발 활동은 물론 국가적 차원에서 집중적인 투자가 시작되고 있다.
IT산업은 20세기 말 세계경제를 주도하면서 21세기 초까지도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한편으로 BT가 IT와 함께 세계경제의 쌍두마차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BT에 대한 기술투자는 최근 세계 경기 악화로 주춤한 상황이나 10여년 전부터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BT 최강국인 미국의 경우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기술의 축적과 자금의 투자는 앞으로 BT산업의 성장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BT 분야에 대한 연구 개발 및 산업에의 응용은 생명체에 관한 정보 즉 바이오인포매틱스(bioinformatics)의 축적과 활용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생물학과 정보기술의 만남인 바이오인포매틱스는 생물산업 전반을 주도해나가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생물산업 중 60% 이상을 차지하는 생물의약(biomedicine) 분야인 신약개발 분야에 있어 생명정보학의 역할에 대해 알아본다.
생명정보학이란 생물학적 현상에 관한 모든 데이터를 구축하고 분석해 이를 바탕으로 생명 현상들을 예측하는 연구 및 기술 분야라고 말할 수 있다.
생물정보학이란 단순히 두 기술 분야의 단순한 결합이 아니라 생물학에서 제공하는 생명관련 모든 정보를 정보학의 입장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저장하고 분석하며 이를 바탕으로 생명현상에 관한 예측을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생명정보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 두 분야가 합당한 역할분담을 통해 서로의 분야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협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새로운 패러다임 아래 신약개발=인류 역사를 통해 인간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건 중의 하나가 바로 인간 유전체의 서열정보분석인 인간게놈프로젝트(HGP)의 완료다.
HGP의 완료는 인체의 상세정보를 가진 유전자를 찾아내 이를 이용하는 포스트 지노믹스 시대를 열게 했다. 이에 따라 생물산업의 모든 패러다임이 바뀌게 됐다.
그중에서도 이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분야가 바로 신약개발 분야이다.
현재 신약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 현황이나 개발 전략의 세계적 추세는 HGP의 완료로 수많은 유전자들이 발굴되고 이 유전자들이 질병치료의 대상이 되면서 확대됐다. 알려진 신약개발 대상 생체물질(수용체 또는 효소)은 현재 500여개이나 단시일 내에 1000∼3000개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로봇을 이용해 짧은 시간에 다량의 합성, 약효검색, 독성검색 등 작업을 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신약개발 과정의 초기단계에서 ADME/Tox(Adsorption Distribution Metabolism Excretion/Toxicity)를 미리 실험 또는 계산을 통해 알아볼 수도 있다.
그림1에서 보듯이 신약개발 관련 주요 실험 기술들이 점차적으로 컴퓨터를 이용한 예측기술로 대치되고 있다.
그림에서 나타낸 대로 직렬적인(serial) 순서로 진행되던 신약 개발의 전략이 개발 초기부터 동시에 관련 단위 기술들을 병렬적인 (parallel) 형태로 진행하는 전략으로 바뀌어 가면서 개발의 소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있다.
또 신약개발과정에 관계되는 모든 정보, 주로 생물정보를 그림2와 같이 컴퓨터를 이용한 통합시스템를 구축해 연구의 방향설정에서부터 제품의 상품화까지를 통합 관리하게 됐다.
이에따라 생물정보기술 및 컴퓨터 가상탐색기술을 이용해 신약개발의 확률, 기간 및 비용을 엄청나게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신약개발에 필요한 생명정보학 요소기술=신약개발에 필수적인 단위 기술들은 매우 다양하며 그 분야가 수학·물리·화학·생물학·전산학·의학 등 전 분야에 걸쳐 있다.
생물정보 관련 기술들은 유전체, 단일염기서열변이(SNP) 서열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신약 개발 대상 유전자를 찾는 것과 DNA나 단백질 칩을 이용하여 신약 개발 대상 생체물질을 찾는 것 등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아미노산 서열로부터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하고 이 단백질에 기능 부여하고 컴퓨터를 이용해 신약 활성이 있는 가능성 높은 분자를 설계해 조합화학 실험을 관리하는 기술도 있다.
화합물 DB를 신약개발에 합당하도록 구축하고 설계에 사용하며 ADME/Tox 인공 예측 시스템을 통해 신약개발 초기 단계에서 ADME/Tox를 수행, 신약 개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또 다른 기술로는 컴퓨터를 이용한 가상 스크리닝(VHTS:Virtual High Throughput Screening), 단백질과 화합물 사이의 결합정도를 예측함으로써 신약대상 물질을 찾음 (Virtual Screening) 등이 있다.
이밖에 컴퓨터를 이용한 분자설계, 주로 최적화 과정에서의 기술과 신약개발의 전 과정을 통해 정보를 해석하고 개발 전 과정을 관장(HTE:High Throughput Experiment )하는 기술이 있다.
이런 기술들은 이미 컴퓨터를 이용한 생물정보의 분야로서 국외에서는 매우 활발하게 개발 사용되고 있다.
◇국내 현황 및 여건=현재 정부는 BT와 IT의 융합이라는 국가적 차원의 과제로 생물정보기술의 발전 및 상업화를 지원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한국의 IT산업의 수준은 세계적이어서 바이오인포매틱스가 성장할 기반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또 최근 몇 년간 정부 및 산업계에서 생물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결과 컴퓨터 외에는 이를 관리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생물학적인 정보들이 생산되고 있다.
국가 산업 측면에서도 생명정보 기술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신약개발 사업은 고부가가치의 산업이면서 산업의 공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 고급인력의 집중 투입이 필요하고 또한 창의적 사고가 필수적인 분야다.
이러한 요인들은 우리나라가 신약개발 사업을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해도 좋겠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하며 특히 신약개발의 경쟁력은 생물정보의 기술을 통해서 극대화할 수 있다.
<산업으로서의 생명정보학 기술>
생물정보기술은 생물산업 특히 신약개발 산업의 중요한 도구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 외에 중요한 사실은 이 기술 자체가 엄청난 상업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현재 미국의 경우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는 대표적인 기업들이 생물정보기술 분야 기업들이다.
따라서 생물정보 기술의 신약개발에 있어 접근 방식은 신약 개발에 필요한 생물정보 DB의 구축하고 관리하는 다분히 공공적인 측면이 있다.
이와함께 신약 개발에 필요한 첨단기술을 습득 신약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연구 개발적인 측면과 생물정보 기술 자체를 산업의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하여 상품화하는 상업적 측면이다.
현재 국내의 생물정보 기술의 축적도나 인력이 충분하지 못하고 산업과의 연계가 확실하게 정착되지 못한 시점에서 위에서 말한 역할분담이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지 않다. 이는 점차 연구인력과 기술의 축적에 따라 좀더 세분화되면서 확실한 역할 분담이 이루어질 것이다.
표1. 생체물질 및 이와 관련된 생물정보학의 분야
표2. 디스커버리 단계에서 전통적인 방법과 컴퓨터 가상 탐색을 사용한 경우의 효율성 비교
* Drug Discovery Filtering Out Failures Early in the Game - June 5, 2000 C&EN
** Re-Inventing Drug Discovery Andersen Consulting (1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