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콘텐츠 코리아>(18)무선인터넷 콘텐츠 성공 지름길

 음성통화가 주요 기능이던 이동전화 단말기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동전화기는 음성전달매체에 그치지 않고 ‘이동성’이라는 장점을 활용하면서 각종 콘텐츠들에 ‘무선’이라는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이른바 모바일 콘텐츠라 불리는 무선인터넷 콘텐츠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동전화 단말기가 데이터 통신수단으로 부각된 것은 2∼3년 전의 일이다. 셀룰러 방식과 PCS 방식의 음성통화 품질경쟁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던 지난 98년부터 이동전화사업자들은 데이터사업 쪽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이들은 최근 ‘사운’을 걸고 무선인터넷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사실 지난 98년과 99년에는 문자메시지 전송이 데이터 전송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점을 감안하면 무선을 통해 제대로 된 콘텐츠가 제공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초반부터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해 초부터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WAP 또는 ME 단말기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캐릭터 및 벨소리 다운로드가 20∼30대 젊은층을 대상으로 확산되면서 무선인터넷 콘텐츠제공업체(CP)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했다.

 무선인터넷 CP들은 유선 CP들과 달리 처음부터 유료화 모델로 시장에 접근했고 벨소리와 캐릭터 다운로드 제공업체들은 유선에 비해 양호한 수익성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동전화사업자들은 자사 무선인터넷 포털서비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우수한 무선인터넷 CP 육성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최대의 이동전화사업자인 SK텔레콤은 지난 9월 CP들을 지원하는 업체를 선정하고 이들을 통해 올해 40억원, 내년에는 12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KTF는 우수 CP에 대해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특히 지난달 30일 KTF가 투자한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기업협의회’를 조직했다. KTF는 앞으로 CP 등 관련 업체에 연구개발비와 기술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LG텔레콤도 올들어 100억원 가량의 예산을 편성, CP 등을 지원 중이며 우수한 CP에 대해서는 주요 주주인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 등을 통해 해외 진출을 도

울 계획이다.

 정보통신부는 지난 상반기 CP와 이동전화사업자들의 수익배분을 9대 1로 결정하고 전용회선 요금을 인하하는 등 CP들의 수익성 보장 방안을 마련했다.

 정통부는 또 지난 상반기부터 무선인터넷 망 개방을 추진해왔으며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정통부는 지난 8월부터 10월 초까지 016·018 단말기를 이용해 KTF 무선인터넷 망과 한국통신 무선인터넷 서버를 통한 무선인터넷 이용 상황의 안정성을 시험한 결과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LG텔레콤과 데이콤은 망 연동을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최대 가입자를 자랑하는 SK텔레콤은 ‘네이트’라는 유무선 연동포털을 마련, 유무선 통합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무선망이 개방되면 이동전화 이용자들이 PC에서만 이용하던 한미르·천리안·다음·야후 등 유선의 인기 인터넷 사이트 콘텐츠를 휴대폰으로도 자유롭게 검색·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선인터넷 망이 개방될 경우 다양한 통신사업자 및 CP가 참여하게 돼 콘텐츠 정보의 증가, 무선인터넷 통화량의 증가, 매출 증대, 세계적인 통신서비스 기술 확보 등이 이어질 것으로 정통부는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동전화를 통해 제공되는 콘텐츠들이 초고속 유선 환경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기대 수준에 크게 못미친다는 것이 서비스제공자들과 사용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가장 큰 문제는 무선망 속도가 훌륭한 콘텐츠를 실어 나르기에는 역부족라는 점이다. SK텔레콤이 지난해 말부터 2.5세대(G) 통신으로 불리는 cdma2000 1x(이하 1x) 망을 구축하고 고속서비스에 도전한 데 이어 KTF와 LG텔레콤도 올해 상반기부터 경쟁적으로 1x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사업자들은 144Kbps 속도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으나 실제로 소비자들이 느끼는 속도는 80∼100Kbps에 그치는 등 여전히 저속으로 서비스되고 있어 사용자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통신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속도로 서비스하려면 2.5G 망을 최대한 활용, 2.4Mbps 속도 구현 가능한 cdma2000 1x EV-DO 또는 3G 통신인 IMT2000 서비스가 조속히 도입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통신 속도와 더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무선인터넷용 콘텐츠가 ‘이동성’이라는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국내 이통 3사의 무선콘텐츠 중 가장 인기있는 서비스는 캐릭터 서비스와 벨소리 다운로드 서비스다.

 하지만 이런 콘텐츠는 전형적인 2G형으로 현재 수준의 무선 망으로도 충분히 제공될 수 있는 일종의 부가서비스에 불과하다. 통신서비스사업자들과 CP들은 초고속무선인터넷에 적합하고 소비자들의 기호에 부합하는 ‘킬러 콘텐츠’를 서둘러 찾아야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무선인터넷 망 개방이 정통부의 기대만큼 CP에 커다란 시장을 열어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CP들이 경쟁력이 없는 상황에서 망이 개방될 경우 일부 대형 CP들만 생존하게 되는 등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