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PDA 파트너 한국 등지고 대만 택하나

 ‘날개단 대만, 날개꺾인 한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해외 메이저업체들의 개인휴대단말기(PDA) OEM 및 ODM 물량을 두고 국내 업체들과 경쟁중인 대만 업체들에 ‘포켓PC 2002’ 운용체계(OS)를 대거 공급키로 해 국내 PDA업체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

 외신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포켓PC 2002 중국어 버전을 발표했는데 국내 업체를 제외하고 대만의 6개 업체를 새로운 포켓PC 파트너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새로 포켓PC 파트너로 선정된 기업은 에이서·아수스텍·컴팔·에텐·HTC·인벤텍 등 대만의 대형 주기판 및 노트북PC 업체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이들은 내년 상반기까지 중국어 버전의 포켓PC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전까지 아시아지역의 마이크로소프트 공식 포켓PC 하드웨어 파트너는 국내 업체인 세스컴을 포함해 롄샹·도시바·카시오 등 4개사에 불과했다.

 그러나 국내 업체의 경우 포켓PC 라이선스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측과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중이지만 판매수량과 목표시장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여태껏 이렇다 할 회답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SK텔레콤이 네이트 단말기 협력업체를 대신해 마이크로소프트에 자사 협력업체에 포켓PC에 대한 라이선스를 줄 것을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성사가 불투명한 상태다. 포켓PC 운용체계는 마이크로소프트가 PDA를 겨냥해 개발한 운용체계로 그동안 국내 업체들이 주로 채용해 오던 ‘윈도CE 플랫폼 빌더’와 달리 개인일정관리·주소록 등 PDA에 필수적인 기본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며 인터페이스나 라이브러리도 PDA에 적합한 구조로 돼 있다. 컴팩의 아이팩, HP의 조나다 등 소위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용체계를 사용해 히트한 제품들의 OS는 모두 포켓PC 운용체계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운용체계로 대거 채택한 플랫폼 빌더는 별도의 규격이 요구되는 특수 시장에서는 장점을 발휘할 수 있지만 전체 PDA 시장에서 주력 제품으로 부상하기는 어렵다”며 “국내 업체들에 라이선스를 제한하는 것은 PDA 주력시장이나 해외시장 진출을 어렵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어쩌면 이번 사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국내 PDA업체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반영된 결과”라며 “앞에서는 국내 포스트PC산업에 대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해놓고 실제로는 정반대의 행동을 보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포켓PC 라이선스 조건으로 연 10만대 정도의 수량보장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켓PC 운용체계가 한글화돼 있지 않은 것도 국내 PDA산업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로컬라이제이션이 이루어진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시장이 협소하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포켓PC 운용체계의 한글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포켓PC2002 운용체계에서는 필기인식 소프트웨어를 통한 한글입력이나 출력기능이 완벽하게 지원될 수 없어 새 포켓PC 운용체계가 출시됐음에도 국내에서는 이 운용체계를 탑재한 PDA가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포켓PC뿐만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도 타 국가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측은 이에 대해 “포켓PC 라이선스와 관련해 한국 기업들과 협의를 진행, 곧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게 될 것”이라며 “포켓PC의 한글화 부분도 본사와 논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국내 PDA업체들이 너무 벤처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사실 해외 바이어로부터 생산능력이나 마케팅·기술 등에서 의문을 받는 게 사실”며 “국내 PDA산업을 위해서는 중견 이통단말기업체이나 PC업체 등 규모가 되는 기업들과 벤처기업과의 협력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