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시장에서 D램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반도체업체들의 실적 개선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또 현재의 분위기라면 비수기로 우려되는 내년 1∼2월에도 큰 침체는 없을 것이며 따라서 조정시마다 반도체주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12일 128M 싱크D램과 DDR 가격은 전주말인 11월 30일보다 각각 21.6%, 28.7% 급등한 상태다. 이런 현물시장의 강세는 하이닉스반도체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제휴로 감산공조를 이뤄낼 것이란 기대감과 일부 일본과 대만업체들의 D램사업 철수 발표가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아직 D램 시장의 주도권이 수요자에서 공급자로 완전히 넘어갔다고는 볼 수 없지만 공급자의 입김이 그만큼 커졌다는 분석이다. 그밖에 펜티엄4의 판매 증가와 마이크론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2주간의 휴가를 실시한 것도 현물시장의 강세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이런 D램 현물가격의 상승은 고정거래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실적개선 시기를 더욱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구희진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경우 256MD램의 제조원가는 2달러80센트로 추정되는데 최근 현물가격은 3달러71센트까지 올랐고 장기계약가격도 최고 4달러에 이르고 있다”며 “이런 현물시장의 가격 수준이 지속된다면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은 내년 1분기에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1분기에 D램가격이 재차 하락할 위험도 낮아졌다는 평가다. 민후식 한국투자신탁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내년 1분기에 나타날 삼성전자의 전체 제품 평균판매단가(ASP) 하락률을 종전 15%에서 7%로 크게 낮췄다”며 “예년이면 12월 중순부터 비수기 조짐이 나타나야 하는데 이런 움직임이 없고 내년 중반 이후의 본격회복을 전제할 경우 1분기의 침체는 그리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D램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주가에 대해서도 단기간에 급등한 것이 부담일뿐 긍정적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 이외에 LCD와 단말기부문이 호조라는 점에서 일반 D램업체보다는 프리미엄을 더 줄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반면 하이닉스의 경우 지난 5월 발행한 해외 주식예탁증서(DR)의 원주가격(3100원)이 매물대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생존 가능성이 높아지며 데이트레이더들의 집중표적이 되고 있는 데다 DR발행 가격인 3100원에 근접할수록 매물화 위험은 높아질 수 있어 최근까지 나타났던 그런 주가급등을 지속적으로 기대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1만1500원 오른 27만원을 기록한 데 반해 하이닉스는 소폭 하락해 2625원에 머물렀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