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 다시>G2B 활성화사업, 각계에서 첨예한 쟁점 쏟아져

 전자조달(G2B) 활성화사업의 추진원칙과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대해서는 각계 전문가들의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이번 사업은 공공 조달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 국가경쟁력으로 귀결시키고 민간부문의 전자상거래(EC)에도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는 중차대한 과제기 때문이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뜨거운 관심 만큼이나 다양한 쟁점사안이 쏟아져 나왔다. 우선 G2B 활성화사업 실행계획에 포함된 ‘정부기관의 G2B 포털사용을 의무화한다’는 조항에 첨예한 반대의견이 제기됐다. 옥션 이금룡 회장은 “정부 법령에 의해 공공 수요기관들의 G2B 포털 이용을 의무화하는 것은 민간시장 활성화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오히려 현재 각종 제한에 묶여 있는 정부 수요기관들의 선택폭을 넓혀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갈수록 조달 업무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민간 e마켓으로도 효율적인 구매가 가능하다면 굳이 G2B 포털을 강제할 근거는 없다는 논리에서다.

 또 민간 조달업체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역 중소기업들이 G2B포털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방안도 우선적으로 강구돼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이달곤 교수는 “정보시스템 활용이 어느정도 정착된 대기업과 달리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상당한 혼란과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정부차원의 중소기업 정보화 지원사업과 병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명호 모인소프트 사장도 “G2B포털에 참여한다 하더라도 중소기업들로서는 물류비용 등 기본적인 부담이 따른다”며 “중소기업 육성 차원에서 제반 지원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특히 물품목록·전자문서 등 제반 시스템의 ‘표준화’ 문제가 뜨거운 논란거리로 등장했다.

 한국전력 김영진 팀장은 “업종별·기관별로 나름의 표준시스템 구축작업이 상당부분 진척된 상황에서 각각의 내부 시스템을 어떤 식으로 호환할지가 제시되지 않았다”면서 “업종과 물품 특성을 반영해야 하는 표준화작업을 한 곳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방청객으로 참석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관계자도 “분류체계와 품목에 대한 세부적인 표준화 방안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민간 e마켓을 연계함으로써 빚어질 수 있는 보안성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조달청 변희석 과장은 “요즘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는 카드깡을 이용한 불법거래가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추진과정에서 면밀한 보완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한건설협회 이창수 정보관리팀장은 “단순 입찰정보라도 잘못 기재되거나 변경될 경우 조달업체는 입찰탈락이라는 치명적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내년 8월 1단계 시스템 가동에 맞추려면 향후 추진일정이 다소 촉박하다는 우려와 보다 포괄적인 법령정비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시정개발연구원 강황선 부연구위원은 “일본 등 해외사례를 보더라도 1년여만에 G2B라는 거대 시스템을 만들어낸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신중한 접근을 촉구했다. 방청객으로 참석한 한국법제연구원 최승희 연구원은 “국가조달은 다수의 공법·사법이 병존하는 분야로 기존 전자거래나 조달 관련 법제만으로는 G2B를 뒷받침하기 힘들다”면서 “광범위한 법령 검토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