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불황에 미국 테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으로 이어지는 3각 파도에 휩쓸려 전세계 항공사 등 여행관련 업계가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다. 미국 최대 항공사인 유나이티드에어라인(http://www.ual.com)의 경우 매일 1500만달러(약 200억원)의 적자가 쌓이고 있다. 또 여행사와 호텔들도 최근 크리스마스와 신년휴가로 이어지는 최대 성수기를 앞두고 있지만 올해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줄어드는 불황이 계속되자 오는 2002년을 버티지 못하고 연쇄도산할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떨고 있다.
전자상거래 컨설팅 회사 포레스터리서치(http://www.forrester.com)는 ‘불황기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며 항공사 등 여행 관련 업체들도 과감하게 정보기술(IT)을 도입하는 것에서 최악의 경영난을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으라고 충고하고 있다. EC커런트 이번주 이야기의 주제는 ‘여행과 정보기술(IT)’이다. 편집자주
여행은 불과 몇 세대 전만 해도 미지의 세계를 찾아나서는 탐험 그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또 통신기술도 낙후됐기 때문에 여행에서 돌아올 때까지 고향소식을 듣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
이러한 상황에서 항공사의 경쟁력은 오로지 얼마나 많은 항공편을 확보해 승객 숫자를 늘릴 수 있느냐에 달려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호텔운영도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여행 관련업체들이 첨단 정보기술(IT)을 도입하는 것에 관심을 가질 이유를 찾기 어려웠다.
그러나 시간에 쫓기는 현대 생활에서는 여행을 하는 모습도 180도 달라지고 있다. 최근 해외출장을 계획하는 회사원들은 항공사 웹사이트에서 비행기 탑승권을 구입할 뿐만 아니라 투숙할 호텔 예약과 심지어 호텔 근처에 있는 유명 관광지까지 인터넷으로 답사한 후 여행을 떠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최근 여행객들은 가장 편안하면서도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을 최고로 여긴다. 이를 위해 공항 대합실에서는 무선 인터넷을 접속할 수 있는 포트를 찾고, 호텔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전자우편부터 확인한다. 이제 언제 어디에 있더라도 가정 또는 사무실과 같은 통신환경을 요구하는 것이다.
또 최근 여행객들은 시간을 아끼기 위해 무인판매기(ATM)에서 비행기 탑승권을 구입한 후 역시 첨단 센서가 부착된 무인출입국시스템(키오스크)을 통해 ‘체크인(checked-in)’을 하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러한 변화는 모두 첨단 IT의 발전 덕분에 가능해진 것이다. 최근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항공사와 호텔 및 여행사들에게 과감하게 IT를 도입할 것을 권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를 위해 최근 북미지역 여행객들의 IT를 이용하는 현황과 항공사와 호텔, 여행사 등 여행업계 IT 투자 우선전략 등에 대해 차례차례 살펴보기로 한다.
포레스터리서치는 이번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인터넷 시장조사회사 그린필드온라인(http://www.greenfieldonline.com)과 공동으로 지난 1년 동안 500마일 이상 여행한 경험이 있는 미국과 캐나다의 네티즌 약 1만명을 대상으로 최근 여행을 할 때 사용한 각종 IT 관련 서비스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무려 17%의 여행객들이 비행기를 탑승할 때 무인출입국시스템을 통해 ‘체크인(checked-in)’을 마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호텔 투숙과 렌터카를 빌릴 때에도 무인등록(체크인) 시스템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최근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또 최근 여행객들은 호텔에서 숙박비를 치르는 것은 물론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한 체크인까지 호텔 방에 설치되어 있는 케이블 TV를 즐겨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휴가 여행객의 경우 호텔 방에서 케이블 TV로 체크아웃을 하는 사람이 21%를 기록했고, 비즈니스 여행객은 그 비율이 23%에 달했다.
여행중에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은 더욱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휴가 여행객의 17%가 여행 중에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고 대답했으며, 비즈니스 여행객의 경우 그 비율이 34%까지 치솟았다.
한편 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서비스를 보면 전자우편을 확인하는 것이 95%를 기록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처럼 여행중에 인터넷 이용이 최근 급속도로 확산된 데에는 지난 99년부터 미국의 주요 호텔과 공항 등이 이들을 위한 무선 인터넷 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상당수 여행객들은 비행기 안에서도 인터넷 사용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여행중에 비행기 안에서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3(휴가)∼5(비즈니스)%에 불과하지만 휴가 여행객들은 48%, 비즈니스 여행객들은 58%가 앞으로 비행기 안에서 무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되면 이를 이용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최근 여행객들은 여행중에도 인터넷 등을 통해 누군가와 끊임없이 연락을 취할 수 있기를 갈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최근 여행객들은 여행중에도 집 안에서와 같이 TV 생방송을 시청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휴가 여행객들은 63%가, 또 비즈니스 여행객들은 68%가 각각 비행기 안에서 TV 생방송을 시청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또 이들 중에 약 30%는 5달러 정도의 TV시청료를 내겠다고 대답했다. 또 미식축구 등 빅 이벤트의 경우 절반 이상이 시청료를 낼 용의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표1, 2
이번 조사를 통해 항공사와 호텔 및 여행사들이 하루빨리 IT를 도입해야 하는 당위성은 충분하게 설명됐다. 그러면 어떤 기술부터 도입해야 할까. 특히 최근 전세계 항공사와 호텔 등 여행관련 업계가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IT분야 신규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닐 것이다.
포레스터리서치는 여행업계의 IT 투자를 위한 4가지 평가기준을 마련했다. △현재 고객들이 가장 즐겨 찾는 IT서비스부터 투자한다=이는 바로 매출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투자에 따른 위험부담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동종 업계와 행동을 같이하라=독자적으로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IT에 생소한 고객을 훈련하는 것도 또 다른 부담으로 남는다. 여행 업계 전반적으로 인프라가 충분하게 갖춰진 분야에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9·11 테러의 영향을 고려하라=9·11 테러 사건이 발생한 후 여행에 대한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따라서 여행중에 기다리는 시간을 단축시키고 보안시설을 확충하는 IT투자는 고정고객 확보 등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보상을 가져다 줄 것이다.
△불황의 양면성=극심한 불황을 이유로 IT투자를 무조건 보류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기업이 불황기에 신규투자보다 비용절감에 관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고객(여행객)들은 불황기에 시간절약을 최고의 덕목으로 여긴다는 사실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포레스터리서치는 자체적으로 마련한 4가지 평가기준을 근거로 미국 공항 등은 승객들의 편의를 돕는 무인출입국(checked-in) 시스템을 가장 우선적으로 도입할 것을 권하고 싶다.
최근 미국 공항에서 출입국 심사를 위해 몇 시간씩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여행객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비해 무인출입국시스템은 얼굴 및 지문인식 등 최첨단 센서가 부착된 키오스크에서 여행객들의 신원을 확인한 후 체크인 작업까지 신속하게 처리해주기 때문에 여행객들 사이에 기대 이상의 인기를 끌고 있다.
포레스터리서치는 무인 체크인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단순히 공항직원들의 인건비를 절약하는 차원을 넘어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따른 수수료 수입도 앞으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믿고 있다.
호텔업계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이 시급하다. 초고속 인터넷을 건설하는 데 따른 비용도 최근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간 호텔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불붙으면서 크게 가벼워지고 있다.
솔트레이크시티 국제공항에 인접해 있는 쉐라톤호텔은 최근 인터넷 서비스 업체 스테이온라인(http://www.stayonline.com)과 제휴해 초고속 인터넷을 도입했는데 그 비용이 1년여 전에 도입한 경쟁업체들보다 무려 5분의 1수준까지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호텔업계는 또 자동 체크인 시스템과 케이블TV로 체크아웃을 하는 등의 시설을 확충하는 것도 큰 비용을 들이지 않으면서 고객들의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분야로 추천하고 싶다.
이 밖에도 9·11 테러 사건이 발생한 후 항공사가 정확한 비행 상황을 승객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이에 따른 비용이 예상외로 많이 드는 등 아직 시기상조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비행기에 무선 인터넷 및 TV 방송 시스템을 설치하는 것은 최근 여행업계의 경영상황을 고려해 볼 때 과잉투자라는 것이 포레스터리서치의 판단이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